프리미엄 車 지우개·귀 안 카메라…시장에 없던 물건으로 '400억 회사'
“시장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 수요에 맞춤형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게 핵심입니다.”

박창원 아이비엘 대표(사진)는 4년 만에 400억원 가치의 콘텐츠 커머스 기업을 탄생시킨 비결을 이같이 말했다. 아이비엘은 자체상표(PB) 상품 제작·판매 및 콘텐츠형 쇼핑몰 운영 회사다. 지난해 11월 사모펀드(PEF) 프리미어파트너스에 400억원에 매각됐다.

케이블TV 편성PD 출신인 박 대표는 2014년 11월 아이비엘을 설립했다. 히트상품은 고기를 구울 땐 기름이 빠지고 평소에는 기름이 빠지지 않도록 설계한 ‘기능성 프라이팬’이었다. 이 프라이팬이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5개월 만에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이비엘의 경쟁력은 시장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 PB 상품에 있다. 전체 매출 중 PB 상품 비중이 30%를 차지한다. 박 대표는 “시장에 없던 상품을 직접 제작해 빠르게 공급하는 게 주요 전략”이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라면용 해물 건더기 수요가 높다는 걸 파악하면 1~3개월 안에 공장을 수소문해 제작한 뒤 바로 판매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나온 히트 상품으로는 간편하게 차량을 세척할 수 있는 ‘프리미엄 차 지우개’, 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고막까지 보이는 귀 안 카메라’, 치아 전용 미백치약인 ‘하얀 이 완성 미백치약’ 등이 있다.

박 대표는 “콘텐츠형 쇼핑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상품을 등록·판매하는 게 아니라 ‘미세먼지 생존 필수품’ ‘주부들이 깜짝 놀랄 만한 생활용품’과 같은 스토리를 입혀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2015년 6월 콘텐츠형 뷰티 쇼핑몰인 아이뷰티랩도 선보였다. PB 상품과 각종 중소기업 상품을 동시에 판매했다. 상품을 등록할 땐 ‘미용실처럼 머리를 펴주는 스팀고데기’ ‘미백효과 두 배인 기능성 크림’ 등 이야기 기반의 콘텐츠와 함께 게재했다. 젊은 여성들은 빠르게 반응했다. 2016년 말 아이뷰티랩은 15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리는 알짜 쇼핑몰이 됐다.

아이비엘이 운영 중인 쇼핑몰은 오토커넥트, 리빙픽, 헬스24, 몰픈 등 5개다. 자동차, 생활용품, 건강 등 차별화된 테마를 지니고 있다. 입점한 중소기업은 1000여 곳에 달한다. 지난 1분기 누적 매출은 11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8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