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도 시위대에 대화를 모색하자고 3일 제안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대에 대화를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광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공보실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위대를 향해 폭력 중단, 평화적 시위, 대화 모색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양 대변인은 “홍콩은 집값이 급등하고 불평등이 커지는 등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홍콩은 지금 생산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홍콩의 경제 성장에 집중하고 사회 문제의 해법을 같이 모색하자”고 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대에 대화를 제안한 것은 일단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군 투입을 통한 시위 강경 진압을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한 것이란 지적도 내놓고 있다. 양 대변인이 대화 제안과 함께 경고도 동시에 내놨기 때문이다. 양 대변인은 “시위대 일부가 끔찍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폭력 시위를 멈추라”고 했다.

한편 홍콩 정부를 이끄는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를 촉발시켜 용서받을 수 없는 홍콩의 황폐화를 가져왔다.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퇴하고 싶다”고 말한 녹음 기록이 지난 2일 로이터통신에 의해 공개됐다. 파장이 커지자 람 장관은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중앙정부에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