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투톱, 이미 작년말 바닥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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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애브람스
크레디트스위스 반도체 총괄
"반도체업황, 내년 1분기 반등"
크레디트스위스 반도체 총괄
"반도체업황, 내년 1분기 반등"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미 지난해 말 ‘바닥’을 찍은 것으로 봅니다.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먼저 반응한 것입니다.”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랜디 애브람스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반도체 업종 리서치총괄(사진)의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평가다. 그러면서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애브람스 총괄은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파운드리, 팹리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산업 분석을 담당하는 전문가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이 앞으로 6개월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4분기를 반등 시점으로 보고 있는 것에 비해 다소 늦은 시점이다.
“4세대(4G) 이동통신이 5G로 넘어가면서 신규 스마트폰 공급이 줄고 있고, 이에 따라 부품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만 해도 올해 기능적으로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며 “이 때문에 부품도 신규 주문하지 않고 재고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쌓아둔 재고도 부담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평균 재고일수(재고를 소진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는 112.3일로 전 분기보다 1.2일 줄었다. 그러나 전년 동기(97일)보다는 15.3일 늘어났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애브람스 총괄은 “무역분쟁의 다음 단계로 미국은 오는 12월부터 중국산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면 결국 메모리 등 반도체 판매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서버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애브람스 총괄은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전망에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텔, 에이스피드 등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3분기부터 서버용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관련 매출이 연평균 40~50%로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반도체 주문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5G 통신 상용화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는 “내년부터 5G 사용량이 증가하면 관련 데이터가 늘면서 서버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낸드 가격은 이미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D램은 내년 1분기 정도부터 가격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애브람스 총괄은 “한·일 갈등 이후 가격도 스폿 가격은 올랐지만 실제로 물량을 판매하는 계약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문제가 해결될 경우 스폿 가격이 일부 조정받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랜디 애브람스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반도체 업종 리서치총괄(사진)의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평가다. 그러면서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애브람스 총괄은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파운드리, 팹리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산업 분석을 담당하는 전문가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이 앞으로 6개월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4분기를 반등 시점으로 보고 있는 것에 비해 다소 늦은 시점이다.
“4세대(4G) 이동통신이 5G로 넘어가면서 신규 스마트폰 공급이 줄고 있고, 이에 따라 부품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만 해도 올해 기능적으로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며 “이 때문에 부품도 신규 주문하지 않고 재고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쌓아둔 재고도 부담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평균 재고일수(재고를 소진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는 112.3일로 전 분기보다 1.2일 줄었다. 그러나 전년 동기(97일)보다는 15.3일 늘어났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애브람스 총괄은 “무역분쟁의 다음 단계로 미국은 오는 12월부터 중국산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면 결국 메모리 등 반도체 판매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서버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애브람스 총괄은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전망에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텔, 에이스피드 등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3분기부터 서버용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관련 매출이 연평균 40~50%로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반도체 주문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5G 통신 상용화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는 “내년부터 5G 사용량이 증가하면 관련 데이터가 늘면서 서버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낸드 가격은 이미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D램은 내년 1분기 정도부터 가격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애브람스 총괄은 “한·일 갈등 이후 가격도 스폿 가격은 올랐지만 실제로 물량을 판매하는 계약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문제가 해결될 경우 스폿 가격이 일부 조정받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