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상회담…한반도·미얀마 평화프로세스 지지
文대통령 "인프라 구축·제도기반 다져 경협 확대…한국戰 도움 '딴요진'으로 보답"
수치 국가고문 "양국관계 새 지평…한국 투자 유치에 최선"
 文대통령 "미얀마 라카인 해결 노력" 수치 "한반도평화 중요"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평화프로세스'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라카인 문제 해결과 같은 민족 간 화합과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며 "양국이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수도 네피도의 대통령궁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의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언론발표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얀마를 구성하는 135개 민족의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미얀마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이른바 '로힝야족 학살'로 불리는 라카인 사태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수치 국가고문과의 회담에서 '피난민들의 자발적이고 안전하며 존엄한 귀환을 위한 환경이 조속히 조성되길 기대한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기반해 라카인 사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역내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준 미얀마 정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文대통령 "미얀마 라카인 해결 노력" 수치 "한반도평화 중요"
이어 "양국은 양국 간 경제협력을 효율적으로 확대하고자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는 양국 간 대표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를 촉진하며 양국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단은 한국기업을 위한 미얀마 최초의 산단이자 한국 공기업이 신남방국가에 산단을 조성하는 최초의 사례로, 미얀마 내수 시장과 함께 주변 대규모 시장에 대한 한국기업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4일 양곤에서 열리는 산단 기공식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산단에는 미얀마 정부의 세심한 지원으로 원스톱서비스센터가 설치된다"며 "우리 기업의 진출과 투자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얀마 정부에 설치하는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는 한국 기업 애로사항을 전담 처리하고, 양국 간 장관급 경제협의체인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공동위는 경제협력 사업의 안정적 제도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양국은 개발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통해 상생번영을 촉진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10억불로 확대해 안정적 개발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미얀마 개발연구원(MDI)·무역진흥기구(MYANTRADE) 등과 함께 한국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정상은 한국 정부의 미얀마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이 미얀마 농촌을 발전시키고 양국 간 상생협력의 모범사례가 된 것을 높이 평가하며, 농촌 개발사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환경 협력과 기술인력 양성, 장학사업, 스쿨버스 지원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미얀마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역사가 있다"면서 한국전 당시 미얀마가 5만달러 규모의 쌀을 지원해준 사실을 언급한 뒤 "이제 한국 국민은 미얀마 국민에게 그 고마운 마음을 '딴요진'('정'을 뜻하는 미얀마어)으로 보답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미얀마의 '바간 불교 유적'과 한국의 '서원'이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기쁜 일이 있었다"며 "앞으로 양국 협력이 긴밀해질수록 기쁜 일이 더 많아질 것이며, 오늘 회담이 내년 양국 수교 45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미얀마 라카인 해결 노력" 수치 "한반도평화 중요"
이어 수치 국가고문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은 동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국가 발전의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이런 요소 때문에 양 국민이 해가 갈수록 가까이 여길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에서 평화·안정을 이루는 것은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문 대통령께서 이루고 있는 성과는 대화·타협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적 교류로,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더욱더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인적 교류는 특히 관광·교육·문화 등 분야 협력 강화로 더욱더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치 국가고문은 "양국 간 교육 분야 협력은 미얀마가 현재 기울이는 젊은 세대의 역량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문화 분야에서도 미얀마 국민은 한국 드라마와 TV 시리즈에 익숙한데, 미얀마의 문화도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양국 간 교역도 계속 증대되고 있고 우리는 한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