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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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 위축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에 따른 피해가 미국에서도 가시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소규모 기업 체감경기도 7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1으로 전월 51.2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고 3일 발표했다. 미국의 제조업 PMI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 아래를 기록한 건 2016년 9월(49.4) 이후 근 3년 만이다. 이번 발표치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51.1보다도 크게 낮았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난타전’을 이어가면서 미국이 입는 피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 1일 예고한 대로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 일부에 관세 15% 부과를 강행했다. 이어 오는 12월 15일부터 3000억달러어치 중 나머지에 15%를 적용할 예정이다. 중국도 이에 맞서 75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 일부에 관세 10%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비스티지월드와이드가 67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 소기업들이 느낀 체감 경기가 2012년 11월 이후 가장 나빴다고 최근 보도했다. 조사 대상자의 40%는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5%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가 자신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제조업 경기가 영향을 받는 건 미국뿐만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일본의 8월 제조업 PMI는 49.3으로 7월의 49.4보다 후퇴했다고 2일 밝혔다. 일본의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8월 제조업 PMI는 47.0으로 집계됐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지난 1월 50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8개월째 50을 밑돌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