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정하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국 지위를 잃게 됐다. 2012년 민관 합동 노력으로 IASB 위원직을 따냈으나 자리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ASB 위원을 선정하는 IFRS재단 이사회는 최근 한국 정부가 추천한 IASB 위원 후보인 A교수에게 탈락을 통지했다. 현 IASB 한국 대표인 서정우 위원의 임기는 내년 6월 끝난다. 예상치 못한 탈락에 정부는 IFRS재단이 있는 영국 런던에 관계자들을 급파했지만 결과를 되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ASB는 위원장을 포함해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IASB 위원국이 되면 국제회계기준 제·개정 과정에서 자국 기업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어 주요 국가들이 치열하게 자리확보 경쟁을 하고 있다.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IASB가 ‘투자기관 또는 기업 관계자’를 뽑겠다는 자격 요건을 공지했음에도 정부가 요건에 맞지 않는 인사를 추천한 게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투명하지 못한 밀실 인사와 안이한 대처로 IASB 위원 자리를 내놓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