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前 대통령 때 北 테러로 17명 순직…한국 대통령으로는 첫 추모비 참배
北관련 언급은 없어…靑 "추모비에 한반도 평화·통일 염원 담겨"
빗속 아웅산테러 희생자 추모한 文대통령…엄숙한 표정 '묵념'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북한의 '아웅산 폭탄 테러'로 희생된 순국사절들을 추모하며 고개를 숙였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양곤 아웅산 묘역에 건립된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를 찾았다.

이 추모비는 아웅산 폭탄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고자 2014년 건립됐으며, 한국 대통령이 추모비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양곤 현지에서는 오후 내내 비가 내린 탓에 문 대통령은 우산을 들고서 참배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 복장으로 나타난 문 대통령은 우선 미얀마의 독립 영웅이자 정신적 지주로 꼽히는 아웅산 장군이 묻힌 묘역에 먼저 참배를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여사 및 수행원들과 함께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로 이동했다.

집례관이 건네준 장갑을 착용한 문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와 분향을 했고, 이후 구호에 따라 진혼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추모비를 향해 묵념을 하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참배 후 문 대통령은 추모비로 가까이 다가가, 집례관의 설명을 들으며 폭탄 테러가 발생한 현장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빗속 아웅산테러 희생자 추모한 文대통령…엄숙한 표정 '묵념'
아웅산 테러는 1983년 10월 9일 김정일의 지시를 받은 북한 공작조가 전두환 전 대통령 방문에 맞춰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있는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폭탄을 터트린 사건이다.

이 테러로 서석준 당시 부총리, 이범석 당시 외무부 장관 등 17명이 사망하고 수행원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태 이후 미얀마 정부가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국제사회에서 규탄이 이어지는 등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형국이 조성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날 추모비를 방문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언급을 할 수도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는 추모비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