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탓에 급등한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돼지고기는 중국 전체 육류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해 공급 부족이 민심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 리스크로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JC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전달보다 25%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16년 ㎏당 21위안(약 3600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지난해 8월 발병한 ASF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여간 중국 전체 돼지 사육 규모가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일부 지방정부는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1인당 하루 1㎏의 돼지고기만 살 수 있게 하는 등 구매 제한 조치를 내놨다. 사라졌던 식량배급 교환권 ‘양표(糧票)’도 다시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춘화 중국 부총리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중국 공산당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경제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다음달 1일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높은 물가가 축제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