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KLPGA 신인왕 레이스 달아오르나…"컷 탈락 경계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레이스가 하반기 들어 달아오를 조짐이다.

7월까지만 해도 신인왕 레이스는 조아연(19)의 독주였다
국내 개막전이자 시즌 세번째 대회인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일찌감치 신인왕 경쟁에서 맨 앞줄에 나섰던 조아연은 7월까지 14개 대회에서 7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아연은 상금과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선두를 오르내려 '슈퍼루키'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승연(21)이 시즌 다섯번째 대회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를 제패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우승을 포함해 3차례 톱10으로는 다소 힘에 부쳤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조아연이 주춤하고 멀찌감치 밀려 있던 새내기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신인왕 경쟁 구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조아연은 하반기 첫 대회인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이어진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23위에 그친 데 이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컷 탈락과 한화 클래식 기권으로 큰 대회에서 신인왕 포인트를 따지 못했다.

이승연은 상위권 입상은 없었지만, 하반기 4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에 성공하며 조아연과 격차를 좁혔다.

이승연이 잰걸음으로 추격했다면 임희정(19)은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으로 성큼 따라붙었다.

박현경(19), 이소미(20), 이가영(20)은 하반기 4차례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면서 상위권 입상을 곁들여 조아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 아직 조아연은 여유 있는 1위다.

2위 이승연과는 319점 차이다.

5위 이소미한테는 488점이나 앞섰다.

총상금 10억원이 넘는 특급 대회와 메이저대회 우승에 걸린 포인트가 310점이니 적은 차이가 아니다.

그러나 역대 신인왕 경쟁에서 시즌 막판 역전은 드물지 않다.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2016년 신인왕 이정은(23)은 시즌 막판 2개 대회를 남기고 신인왕 포인트에서 이소영(22)을 따라잡았고 남은 2개 대회에서 이소영의 추격을 뿌리쳤다.

2017년에도 박민지(21)가 압도적으로 앞서가다 무더위가 가실 무렵 장은수(21)에게 역전을 당해 신인왕을 놓쳤다.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컷 탈락이다.

10위 이내에 입상해야 포인트를 받는 대상과 달리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컷만 통과하면 포인트가 주어진다.

우승을 비롯해 상위권에 입상해 포인트를 많이 받는 것도 좋지만 대회 때마다 빠짐없이 포인트를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

앞서가다가도 컷 탈락 몇번이면 금세 따라 잡힌다.

추격자도 컷 탈락 한두 번이면 동력이 꺼진다.

이정은은 "신인왕을 타려고 컷 통과에 초점을 맞춰 경기했다"면서 "1, 2라운드는 늘 조심스럽게 플레이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28경기에 출전해 2차례 컷 탈락했던 이정은은 "컷 탈락이 세 번이었다면 신인왕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컷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 장은수는 평균 타수 23위에 상금랭킹 23위였지만, 평균 타수 16위에 상금랭킹 13위에 오른 박민지를 제쳤다.

장은수는 우승 한번 없었고 박민지는 우승까지 신고했다.

그렇지만 장은수는 23차례 컷을 통과해 포인트를 받았지만 박민지가 포인트를 챙긴 대회는 20개였다.

포인트 싸움이다 보니 출전 횟수도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된다.

장은수는 2017년에 28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박민지는 몸이 아파서 장은수보다 3개 대회를 덜 치렀다.

출전 횟수만큼 포인트 획득 대회가 적었다.

신인왕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남은 대회에서 불참, 기권, 실격, 그리고 컷 탈락은 절대 피해야 할 4종류 지뢰라고 보면 된다.

KLPGA투어 대회는 6일 개막하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을 포함해 9개가 남았다.

메이저대회 2개와 메이저대회와 맞먹는 포인트를 주는 특급대회가 절반에 가까운 4개나 된다.

지난해 최혜진(20)의 싱거운 독주로 막을 내렸던 신인왕 레이스가 올해는 흥미진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