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 못 피한다…위험자산, 석달 이상 투자 말아야"[머니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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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장
"현금 보유 늘리고 '밸런스·단기·포트폴리오' 전략 집중"
"현금 보유 늘리고 '밸런스·단기·포트폴리오' 전략 집중"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물가 하락이 함께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물가를 반영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실질 GDP 성장률을 뺀 GDP 디플레이터도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3분기째 마이너스로,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장기간이다. 저물가 상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경닷컴>은 지난달 29일 경기침체의 우려 속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재테크 비법을 듣기 위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으로 향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포함) 자산관리(WM)부문의 투자전략을 총괄하는 조재성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장은 "혼란스러운 시기"라며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금융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수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부장은 명함 2장을 들고 다닌다. 부서와 직함은 같은데 소속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로 다르다. 투자자산전략부는 은행과 증권이 제시하는 투자전략의 혼선을 없애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3년 전 통합된 조직이다. 조 부장은 "보수적인 은행과 공격적인 증권의 장점을 모두 겸비한 조직"이라며 "수십조의 자산에 대한 투자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가능성 고조…자산 분산해 위험 낮춰야"
미국 경제는 오바마 행정부 이후 122개월(10년2개월) 연속 성장하고 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기 호황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경기가 하향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부장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기부양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세계 주요국 금리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일본과 유럽의 경우 금리인하 여력이 낮고, 중국 역시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금리인하가 힘들다"며 "결국 미국에 달려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미 중앙은행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연내 금리인하폭은 최대 0.75%포인트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정도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경기 하향세를 막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조 부장은 국내 경제에 대해 '샌드위치 상태'라고 평가했다. 북한과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의 제재 압박이 거세지면서 사실상 한국 경제는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 등으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국내 주식과 외환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부장은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투자 자산을 분산해 위험을 낮추고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대 수익률과 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시장 변화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밸런스·단기·포트폴리오'…하반기 투자 키워드
증권사는 주식 시장이 아무리 나빠도 '매수'를 외친다. 주식이 거래되면서 나오는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은 수수료가 주 수익원이 아니라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채권 금 통화 등이다.
조 부장은 위험자산인 주식은 선택과 집중을, 안전자산은 분산투자를 통해 가짓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투자 원칙은 균형(밸런스). 조 부장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경우 경기 침체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똘똘한 주식' 몇 개만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게 좋다"고 했다. 글로벌 채권, 금, 통화(엔화가 최선호 다음은 달러), 부동산 리츠 등을 안전자산으로 추천했다.
두 번째는 단기 투자. 그는 "위험자산의 경우 투자 기간을 1~3개월 단위로 짧게 가져가야 한다"며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는 작은 호재에도 시장이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짧게 투자하는 '치고 빠지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밸런스 투자와 같이 자산 비중을 조절하면서 투자 품목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조 부장은 "전체 자산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전체적인 투자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 보유를 늘릴 필요도 있다고 권고했다. 조 부장은 "경기침체가 심각하게 올 수 있다"며 "현금을 대신할 수 있는 단기 채권도 추천한다"고 전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소비자 물가를 반영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실질 GDP 성장률을 뺀 GDP 디플레이터도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3분기째 마이너스로,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장기간이다. 저물가 상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경닷컴>은 지난달 29일 경기침체의 우려 속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재테크 비법을 듣기 위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으로 향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포함) 자산관리(WM)부문의 투자전략을 총괄하는 조재성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장은 "혼란스러운 시기"라며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금융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수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부장은 명함 2장을 들고 다닌다. 부서와 직함은 같은데 소속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로 다르다. 투자자산전략부는 은행과 증권이 제시하는 투자전략의 혼선을 없애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3년 전 통합된 조직이다. 조 부장은 "보수적인 은행과 공격적인 증권의 장점을 모두 겸비한 조직"이라며 "수십조의 자산에 대한 투자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가능성 고조…자산 분산해 위험 낮춰야"
미국 경제는 오바마 행정부 이후 122개월(10년2개월) 연속 성장하고 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기 호황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경기가 하향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부장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기부양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세계 주요국 금리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일본과 유럽의 경우 금리인하 여력이 낮고, 중국 역시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금리인하가 힘들다"며 "결국 미국에 달려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미 중앙은행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연내 금리인하폭은 최대 0.75%포인트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정도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경기 하향세를 막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조 부장은 국내 경제에 대해 '샌드위치 상태'라고 평가했다. 북한과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의 제재 압박이 거세지면서 사실상 한국 경제는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 등으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국내 주식과 외환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부장은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투자 자산을 분산해 위험을 낮추고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대 수익률과 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시장 변화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밸런스·단기·포트폴리오'…하반기 투자 키워드
증권사는 주식 시장이 아무리 나빠도 '매수'를 외친다. 주식이 거래되면서 나오는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은 수수료가 주 수익원이 아니라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채권 금 통화 등이다.
조 부장은 위험자산인 주식은 선택과 집중을, 안전자산은 분산투자를 통해 가짓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투자 원칙은 균형(밸런스). 조 부장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경우 경기 침체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똘똘한 주식' 몇 개만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게 좋다"고 했다. 글로벌 채권, 금, 통화(엔화가 최선호 다음은 달러), 부동산 리츠 등을 안전자산으로 추천했다.
두 번째는 단기 투자. 그는 "위험자산의 경우 투자 기간을 1~3개월 단위로 짧게 가져가야 한다"며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는 작은 호재에도 시장이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짧게 투자하는 '치고 빠지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밸런스 투자와 같이 자산 비중을 조절하면서 투자 품목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조 부장은 "전체 자산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전체적인 투자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 보유를 늘릴 필요도 있다고 권고했다. 조 부장은 "경기침체가 심각하게 올 수 있다"며 "현금을 대신할 수 있는 단기 채권도 추천한다"고 전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