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로 달러는 어떠세요?"…신한은행 '외화 선물박스' 첫선
환전한 외화를 고급스러운 상자에 담아 선물할 수 있는 ‘외화 선물박스’(사진)가 국내 은행권에 처음 등장했다. 멀리서 보면 짙은 푸른색의 상자에 난을 담아둔 것 같다. 난 잎처럼 보이는 자리엔 달러가 촘촘하게 꽂혀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요 영업점 10곳에서 외화 선물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본점, 무역센터, 강남역금융센터, 인천중앙금융센터, 대전중앙, 대구, 부산서면, 광주지점 등 10곳에서 500달러 이상 환전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500세트 한정판이다.

외화 선물박스는 추석을 앞두고 해외 여행을 떠나는 부모님 등을 위해 외화를 환전하는 고객을 겨냥한 특수 마케팅이다. 통상 명절 때면 외화 선물 수요가 많다는 데 착안한 시도다. “뻔하게 흰색 봉투에 담는 것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기억에 남을 만한 포장을 더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신한은행 측은 설명했다.

상자엔 1달러짜리 견본 7장이 꽂혀 있다. 여기에 원하는 만큼 더 두툼하게 넣을 수 있다. 오른쪽 하단엔 감사편지를 넣을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기본 골격에 원하는 만큼 더 꾸미고 포장해 선물할 수 있는 방식이다. 상자 어느 곳에도 ‘신한은행’을 새겨넣지 않았다. 은행에서 주는 사은품으로 연상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기획부터 제작까지는 6개월가량이 걸렸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지난 3월이다. 외환사업부가 단골을 확보할 차별화 전략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과거에는 수첩에 달러 10장 정도를 담아 선물하는 ‘달러북’이 유행했지만, 어느 은행에서나 쉽게 볼 수 있게 된 지 오래다. 신한은행은 고객평가단 500여 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외화 선물박스가 유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한은행은 고객 반응을 보고 향후 위안, 유로 등 다른 외화 선물박스도 제작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면 ‘여기는 특별하다’ ‘계속 이용하고 싶다’는 인식이 쌓일 것”이라며 “차별화 방안을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