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단물 빠졌나…인버스 ETF서 자금 '썰물'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지난 4일까지 인버스 ETF 설정 계좌 수는 390만 계좌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약 206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인버스 ETF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지수나 개별 주가와 반대로 수익률이 나오도록 설계한 ‘청개구리 상품’이다. 증시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환매를 결정한다.

조정기에 이 상품이 충분한 수익을 거둔 점도 투자자들이 환매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버스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7%였다. 국내 펀드 중 같은 기간 이보다 성과가 좋은 상품은 시장중립 대체투자 펀드 하나뿐이다.

인버스 펀드의 3개월과 6개월 수익률도 각각 4.29%, 12.28%로 높다. 개별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1개월 수익률을 보면 ‘키움KOSEF200선물인버스2X’ ETF가 3.43%로 가장 높았다.

염명훈 키움증권 리테일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오르면 손실폭이 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인버스 ETF는 환매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기관투자가들이 일정 조건에 도달하면 무조건 환매하는 로스컷 기준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