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사면 빌려서라도 볼 것"…불매운동 속 日소설 인기 '이상 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베스트·스테디셀러에 이름 올려
일본제품불매운동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국내 서점가에서 일본 소설의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독자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외국 소설은 무엇일까. 지난 5일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아보니 외국 소설 베스트셀러 코너 4위에는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기도의 막이 내릴 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밑에 위치한 9위 자리에도 같은 작가의 작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위치했다. 이 책은 소설 스테디셀러란에서 무려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 소설이 국내 최대 서점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버젓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 강남구에서 온 천혜영(28)씨는 "일본 소설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꽂혀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국에서 워낙 유명한 작가가 아닌가. 한일관계가 안 좋은 것을 알고 있지만, 일본 소설이 서점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 소설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집어 잠시 살펴보던 김민재(33) 씨는 "원래 이 작가를 좋아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재미있게 읽었다. 일본과의 사이가 안 좋은 점은 알고 있고 당연히 우리나라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쾌락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의류 브랜드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서영(23) 씨 역시 "옷과 같은 단순한 물건을 사지 않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소설까지 불매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만에 하나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이 책을 안 사더라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보지 않을까"라고 반응했다. 독자들이 일본 소설을 꾸준히 찾고 있어서일까. 서점 측의 일본 소설 마케팅에도 큰 변화는 없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계산대 앞에 전용 가판대가 마련되어 있어 물건 구매를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이 편하게 집어볼 수 있게 진열되어 있었다.
교보문고에서 제작하는 소설전문 팟캐스트 '낭만서점' 가판대도 16권의 책을 진열하고 있었는데, 그중 두 권이 일본 소설 '기도의 막이 내릴 때'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한일관계 악화 이후) 일본 소설 매출액에 큰 변동은 없다. 오히려 6월 대비 7월 일본소설 매출액은 소폭(2%) 상승했다"라면서 "의류와 같은 일반 재화와 달리 문화 예술계에서 큰 변동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일본 소설 매출액의 증감을 묻는 문의도 거의 없어 8월 매출액은 통계도 내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 소설책이 곳곳에 진열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는 판매량에 따라 전시를 하다 보니 결과에 따라 그대로 책을 진열한 것이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계산대 앞에 진열한 것은 신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마케팅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
최근 독자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외국 소설은 무엇일까. 지난 5일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아보니 외국 소설 베스트셀러 코너 4위에는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기도의 막이 내릴 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밑에 위치한 9위 자리에도 같은 작가의 작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위치했다. 이 책은 소설 스테디셀러란에서 무려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 소설이 국내 최대 서점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버젓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 강남구에서 온 천혜영(28)씨는 "일본 소설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꽂혀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국에서 워낙 유명한 작가가 아닌가. 한일관계가 안 좋은 것을 알고 있지만, 일본 소설이 서점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 소설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집어 잠시 살펴보던 김민재(33) 씨는 "원래 이 작가를 좋아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재미있게 읽었다. 일본과의 사이가 안 좋은 점은 알고 있고 당연히 우리나라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쾌락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의류 브랜드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서영(23) 씨 역시 "옷과 같은 단순한 물건을 사지 않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소설까지 불매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만에 하나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이 책을 안 사더라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보지 않을까"라고 반응했다. 독자들이 일본 소설을 꾸준히 찾고 있어서일까. 서점 측의 일본 소설 마케팅에도 큰 변화는 없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계산대 앞에 전용 가판대가 마련되어 있어 물건 구매를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이 편하게 집어볼 수 있게 진열되어 있었다.
교보문고에서 제작하는 소설전문 팟캐스트 '낭만서점' 가판대도 16권의 책을 진열하고 있었는데, 그중 두 권이 일본 소설 '기도의 막이 내릴 때'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한일관계 악화 이후) 일본 소설 매출액에 큰 변동은 없다. 오히려 6월 대비 7월 일본소설 매출액은 소폭(2%) 상승했다"라면서 "의류와 같은 일반 재화와 달리 문화 예술계에서 큰 변동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일본 소설 매출액의 증감을 묻는 문의도 거의 없어 8월 매출액은 통계도 내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 소설책이 곳곳에 진열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는 판매량에 따라 전시를 하다 보니 결과에 따라 그대로 책을 진열한 것이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계산대 앞에 진열한 것은 신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마케팅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