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는 지난달 28~29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에서 "2세대 아날로그 PCR인 리얼타임 PCR보다 노이즈에 둔감한 디지털 PCR은 더 믿을 수 있는 결과값을 제공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PCR은 혈액에서 검출하려고 하는 특정 유전자의 수를 크게 늘리는 기술이다. 이 대표는 "혈액 안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섞여 있어 목표 유전자를 검출하기 어렵다"며 "PCR을 적용하면 목표 유전자의 수를 약 1조 배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혈관에 떠다니는 종양 유전자를 검출하면 암을 조기 진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PCR 시장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이다. 이 대표는 "디지털 PCR의 시장 크기는 아직 2세대보다 작지만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디지털 PCR을 제작하는 회사는 5~6곳이 있다"고 했다.
바이오라드가 내놓은 QX200은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품인데 레보스케치의 제품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QX200은 가격이 1억원을 상회할 만큼 비쌀 뿐 아니라 3개의 장비로 구성돼 있어 사용하기 불편하고 넓은 설치 공간이 필요하다"며 "우리 제품은 장비 하나로 검체 투입부터 결과 분석까지 가능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향후 제품이 출시되면 바이오니아, 바이오오케스트라, 싸이토딕스 등과 함께 20여 종의 암을 조기에 스크리닝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일루미나가 독점하고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장비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