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제1저자 의학논문 개입·PC 반출 의혹 놓고 공방
조국 "배우자 의혹 아는 부분도 모르는 부분도 있다…檢수사 결과에 승복할 것"


국회의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와 해명이 오가면서 창과 방패가 부딪치는 전투장을 방불케 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인사청문회 초반은 딸 조모(28)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압수수색 전 PC 반출, 조 후보자의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 내용 등이 집중 거론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 원본을 제시하며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 위조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조 후보자가 최성해 총장과 직접 통화한 것은 증거인멸 교사에 해당한다고 압박했다.

조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사실이 아니다', '제가 관여한 바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적극 부인하는 한편, 여당 의원들의 엄호에는 '동의한다', 그렇다'고 답하며 방어에 나섰다.

◇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해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공식 양식은 왼쪽 상단에 일련번호가 적혀 있고, 하단에는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라고 기재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조씨의 딸이 제출한 표창장은 왼쪽 상단에 '어학교육원'이라고 적혀 있고 하단에는 '교육학박사'가 제외된 채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라고만 나와 있다고 한국당은 몰아붙였다.

한국당은 위조된 표창장을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했다면 사문서위조 혐의에 국립대인 부산대의 입시를 방해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를 향해 해당 의혹을 밝히려면 딸이 제출한 표창장 원본이나 사진 파일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 교수가 동양대에 재직한 것은 2011년 7월부터인데, 조 후보자 딸이 제출한 표창장에는 2010년부터 2012년 9월까지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혀 있다며 조씨가 봉사활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은 아울러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를 처음 세운 김주식 교수가 '센터 강사는 원어민 교수가 맡았고 보조는 조교나 강사가 직접 했기 때문에 외부 봉사 자체가 필요 없는 시스템'이라고 밝힌 점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배우자의 표창장 위조가 사실이라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제 아이는 중고등학생 프로그램에 갔다"며 "표창장을 발급해주는 주체도 영재교육원이 아니라 어학교육원으로, 전혀 다른 말씀을 하고 계신다"며 "저희 아이가 경북 지역 청소년들의 영어 에세이 첨삭 등 영어 관련해 여러 봉사활동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자는 "표창장이 어떻게 관리되는지는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딸 조씨가 제출한 표창장에 봉사 기간이 2010년부터라고 기재된 것에 대해서는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딸이 받은 표창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으니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종민·박주민 의원 등은 동양대의 상장과 표창장 형식이 통일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 후보자 측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
한국당은 조 후보자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한 것이 부적절할 뿐 아니라 증거인멸 교사, 위증교사 혐의에까지 해당할 수 있다고 공격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동양대 총장이 통화 녹음 파일을 갖고 있다고 한다"며 "앞에서는 '의혹 때문에 당사자와 통화 못 한다'고 하고선 뒷구멍으로는 의심을 사는 사람과 통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최 총장의 언론 인터뷰를 인용해 "'총장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고 조 후보자가 말했다는 것은 뜻대로 얘기 안 해주면 '정 교수도 죽고 총장도 죽는다'는 것"이라며 "이게 바로 묵시적인 협박이자 강요죄니, 오늘 후보자를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제 처와의 통화 끝에 제가 넘겨받아 짧게 통화한 것"이라며 "제 처가 놀란 상태에서 이런저런 얘기와 함께 (최 총장에게) '위임하지 않으셨습니까'라고 말하길래 전화를 넘겨받아 '총장님, 제가 거짓말하라고 말씀 못 드리겠고 조사를 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제 처가 압수수색 한 날 너무 놀라 총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하소연도 하면서 '위임해 주신 게 아닙니까'라고 했다.

통화 내용은 모르지만 아마 총장님은 '안 했다'고 한 것 같다"며 "통화 말미에 제 처가 너무 흥분한 상태라서 제가 '진정하라'고 하며 총장님께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제 처가 이런 주장을 하니 잘 조사해달라는 말씀만 드린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 단국대 의대 제1저자 논문 개입·배우자 PC 반출 의혹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 2학년 재학 중 제1저자로 등재된 영문 의학 논문의 파일 정보 작성자와 최종 저장자에 '조국'이라고 기록된 사실을 꺼내 들었다.

딸의 의학 논문을 조 후보자가 대신 써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진태 의원은 "집에 있는 PC로 작성했다는 파일은 서울대 법과대학 PC로 작성된 것이 포렌식을 통해 나왔다"고 공격했다.

조 후보자는 "집에 제 PC가 두 대 있는데 서재에 있는 컴퓨터는 제 처도 쓰고 아이도 함께 쓴다"며 자신이 딸의 논문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우리 집 컴퓨터라서 제 소속과 이름이 저장된 것"이라며 "서울대에서 제공하는 워드프로그램을 사용했기 때문에 제가 미리 기재해둔 제 이름과 소속이 나온다.

아들이든 딸이든 누가 제 PC를 쓰든 간에 파일 정보는 제 정보로 나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서울대)에서 PC를 제공하면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깔린다.

그 PC가 중고가 돼 못 쓰게 되면 새로운 PC가 지급된다"며 "그렇게 되면 학교에서 안 쓰는 PC를 제가 집에 갖고 와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불찰이라고 한다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또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가 압수수색 이틀 전 동양대에서 PC를 갖고 나와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다는 야당의 추궁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의 취재로 난감한 상태였다.

본인도 자기 연구실에 있는 PC 내용을 보고 점검해야 하지 않았겠나"라며 "하지만 연구실에 출근할 수 없는 조건이라서 PC를 가지러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교수의 PC가 한국투자증권 직원의 차 트렁크에서 발견됐다는 야당의 추궁에 대해서는 "아내가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라서 한투 직원이 운전을 했다.

제 처는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돌아올 때까지 (한투 직원에게) PC를 가지고 있으라고 했고 서울 귀경 후 만난 것"이라며 "이후 검찰에서 연락이 와 PC를 그대로 임의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제 처에 대해 많은 의혹이 있는데, 제가 아는 부분도 있고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의혹이) 더 나올 것이라 본다"며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결과에 마땅히 승복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