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서 17개 지방정부 대표 참석…"지역 간 협력 확대 방안 논의"

한국의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러시아 극동지역 간 협력 확대를 위한 협의체인 '한-러 지방협력포럼' 제2차 회의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맞춰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올해 지방협력포럼에는 연해주·하바롭스크주·아무르주 등 러시아 극동지역 11개 지방정부와 경상북도·전라북도·대구광역시·울산광역시 등 6개 한국 광역자치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상호 간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러 지방 협력 협의체 '지방협력포럼' 블라디보스토크서 개최
한-러 지방협력포럼은 2018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당시 양국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한-러 지방협력포럼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출범한 조직으로, 제1차 포럼은 지난해 11월 한국 포항에서 개최된 바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과 연계돼 열린 올해 2차 지방협력포럼은 개회행사, 전체 회의, 공식 오찬 및 문화행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개회행사에는 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여 한국 측에서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러시아 측에선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가 참석해 양국 정상의 축사를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대륙과 해양을 잇는 통로로 한국과의 역사적, 지리적, 정서적 유대를 가진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국 지방정부 간 협력이 양국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든든한 다리', ' 새로운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축사에서 "러-한 교역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조선·어업·해상운송·농업·보건·관광 등의 분야에 걸쳐 공동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각별한 잠재력을 가진 러시아 극동의 거의 모든 지역이 포럼에 참여한다"면서 "(포럼에서) 제기된 구상과 제안들이 러-한 협력의 추가적 강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진행된 전체회의에선 양국 지방정부 대표들이 각자의 지역을 소개하고 협력 잠재력에 관해 설명하며 관심과 투자를 촉구했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에너지, 조선, 자동차 산업 등은 울산과 러시아 간에 많은 협력 공통분모가 있는 분야들"이라면서 "이를 잘 끌어내 협력한다면 양국이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스탄틴 보그다넨코 연해주 부지사는 "연해주 지역에는 현재 무역, 농업, 운송, 어업, 호텔 등의 분야에서 50여개 한국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선도개발구역'과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같은 러시아의 신경제정책의 틀 내에서 더 큰 협력 잠재력이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 진출을 요청했다.

빅토르 칼라슈니코프 하바롭스크주 부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나인 브릿지'(9개 다리) 협력 구상은 러시아 지도부의 지지를 얻었다"면서 "하바롭스크주도 이들 방향에서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양국 지방 정부 대표들은 전체회의를 마치면서 회의 합의를 담은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을 채택했다.

대표들은 선언문에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북방 정책을 환영한다"면서 "양국 지자체들이 경제·통상·교육·과학·관광·문화예술·스포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교통 물류, 인프라 개선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은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내년에 '한-러 상호교류의 해' 행사 일환으로 울산광역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러 지방 협력 협의체 '지방협력포럼' 블라디보스토크서 개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