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계 백종원' 꿈꾸는 이태호 올댓메이커 대표 "당구장 금연이 위기?…제겐 '기회'로 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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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트업 - 작당
2016년 7월. 실내체육시설을 금연시설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당구계는 술렁였다. ‘당구장 사장님’들은 그나마 있는 손님마저 사라질까봐 발을 동동 굴렀다. 프리미엄 당구장 ‘작당’의 이태호 올댓메이커 대표(33)는 “무조건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 문을 연 서울 노원구의 작당 25호점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작당은 그가 2017년 3월 만든 당구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같은 해 4월 1호점 간판을 내건 작당은 만 2년이 넘은 현재 전국에 가맹점이 퍼져 있다. 올해 안으로 50호점까지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다행히 반응도 좋고 업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제는 먼저 문의가 올 정도”라고 했다.
작당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창업지원사업 우수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업계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쾌적한 공간에 젊은 층을 겨냥한 깔끔한 ‘실내 카페’ 등을 앞세워 새로운 데이트 코스로 떠올랐다. 이 대표에 따르면 첫해 약 5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0억원으로 불었고 올해는 약 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투자회사로부터 수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카페를 운영한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보고 자라서 자영업은 꿈도 꾸지 않았다고 했다. 산업전문교육기관 한국능률협회에 입사해 컨설턴트로 5년간 즐겁게 일하며 보람도 느꼈다. 그랬던 그가 과감히 ‘야생’으로 발을 내디딘 건 실내체육시설 금연법 때문이었다.
“실내체육시설 금연화 법안 소식을 듣자마자 무조건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표를 던졌습니다. ‘당구장 금연’이 현실화되는 순간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손님도 남성 중심에서 가족이나 커플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믿었어요. 흔히 생각하는 ‘조폭들의 아지트’, 유해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죠. 준비 기간 4개월이 전부였으니 제가 얼마나 마음이 급했는지 아시겠죠. 하하.”
‘선구자’의 길은 쉽지 않았다. 생소한 ‘당구장 프랜차이즈’ 제안에 보수적인 업계는 그를 밀어냈다. 당구장 사장들은 그의 제안을 허풍쯤으로 받아들였다. 꼬인 매듭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렸다. 대학교 시절 그가 자주 찾던 학교 앞 당구장에서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골 당구장을 찾았어요. 7개 정도 있었는데 그중 매출 1등이 아닌 5등 정도 되는 데가 제가 자주 가던 곳이었습니다. 사장님께 대뜸 말했어요. ‘1등은 아니더라도 2등까진 만들어 드리겠다’고. 사장님이 제 말에 흡족해하시더라고요.”
서울과학기술대 앞 ‘작당 1호점’은 그렇게 생겨났다. 2호점부터는 순식간이었다. 로열티를 받지 않는 작당의 기업 운영 방식이 성공하자 금방 입소문이 났다. 작당은 당구 용품을 가맹점에 납품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다. 계약서에도 본사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점주들이 본사 제품을 먼저 찾게 유도하는 것이 작당의 전략이다. 이 대표는 생산자와 직접 접촉해 용품을 생산하고 중간 마진을 대폭 줄여 가격 경쟁력을 얻었다. 얻은 수익을 다시 용품 개발에 투자해 새 제품을 내놓는다.
“프로당구가 생기는 등 당구계가 국민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저희는 프랜차이즈라기보다는 전문 당구 창업 컨설턴트로 산업 성장에 이바지하는 ‘헬퍼’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민 모두가 당구의 매력을 아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뛰겠습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최근 문을 연 서울 노원구의 작당 25호점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작당은 그가 2017년 3월 만든 당구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같은 해 4월 1호점 간판을 내건 작당은 만 2년이 넘은 현재 전국에 가맹점이 퍼져 있다. 올해 안으로 50호점까지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다행히 반응도 좋고 업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제는 먼저 문의가 올 정도”라고 했다.
작당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창업지원사업 우수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업계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쾌적한 공간에 젊은 층을 겨냥한 깔끔한 ‘실내 카페’ 등을 앞세워 새로운 데이트 코스로 떠올랐다. 이 대표에 따르면 첫해 약 5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0억원으로 불었고 올해는 약 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투자회사로부터 수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카페를 운영한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보고 자라서 자영업은 꿈도 꾸지 않았다고 했다. 산업전문교육기관 한국능률협회에 입사해 컨설턴트로 5년간 즐겁게 일하며 보람도 느꼈다. 그랬던 그가 과감히 ‘야생’으로 발을 내디딘 건 실내체육시설 금연법 때문이었다.
“실내체육시설 금연화 법안 소식을 듣자마자 무조건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표를 던졌습니다. ‘당구장 금연’이 현실화되는 순간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손님도 남성 중심에서 가족이나 커플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믿었어요. 흔히 생각하는 ‘조폭들의 아지트’, 유해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죠. 준비 기간 4개월이 전부였으니 제가 얼마나 마음이 급했는지 아시겠죠. 하하.”
‘선구자’의 길은 쉽지 않았다. 생소한 ‘당구장 프랜차이즈’ 제안에 보수적인 업계는 그를 밀어냈다. 당구장 사장들은 그의 제안을 허풍쯤으로 받아들였다. 꼬인 매듭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렸다. 대학교 시절 그가 자주 찾던 학교 앞 당구장에서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골 당구장을 찾았어요. 7개 정도 있었는데 그중 매출 1등이 아닌 5등 정도 되는 데가 제가 자주 가던 곳이었습니다. 사장님께 대뜸 말했어요. ‘1등은 아니더라도 2등까진 만들어 드리겠다’고. 사장님이 제 말에 흡족해하시더라고요.”
서울과학기술대 앞 ‘작당 1호점’은 그렇게 생겨났다. 2호점부터는 순식간이었다. 로열티를 받지 않는 작당의 기업 운영 방식이 성공하자 금방 입소문이 났다. 작당은 당구 용품을 가맹점에 납품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다. 계약서에도 본사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점주들이 본사 제품을 먼저 찾게 유도하는 것이 작당의 전략이다. 이 대표는 생산자와 직접 접촉해 용품을 생산하고 중간 마진을 대폭 줄여 가격 경쟁력을 얻었다. 얻은 수익을 다시 용품 개발에 투자해 새 제품을 내놓는다.
“프로당구가 생기는 등 당구계가 국민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저희는 프랜차이즈라기보다는 전문 당구 창업 컨설턴트로 산업 성장에 이바지하는 ‘헬퍼’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민 모두가 당구의 매력을 아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뛰겠습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