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한 자료 제출”…찢어버린 김진태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관계등록부를 내지 않고 엉뚱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했다”며 서류를 찢고 있다.  연합뉴스
< “엉뚱한 자료 제출”…찢어버린 김진태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관계등록부를 내지 않고 엉뚱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했다”며 서류를 찢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학력·인턴 활동 부풀리기 의혹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돼 여야 간 날선 공방을 벌였지만 뚜렷한 위법 증거 제시나 명확한 해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 의원들은 동양대 총장상 진위 여부와 고교·대학 시절 활동 경력 다수를 두고 ‘가짜’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의 ‘가족펀드’를 운영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이 사모펀드가 조 후보자 가족으로부터 10억5000만원을 출자받아 투자한 관급공사 수주기업 웰스씨앤티에 대한 의혹 역시 청문회에서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시간 내내 답답한 질문, 모호한 대답…의혹 해소 못한 청문회
총장상 진위 여부 놓고 여야 충돌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동양대 총장상을 받은 것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제출한 딸의 표창장과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밝힌 표창장의 일련번호 양식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허위 자료’라고 했다. 표창장 허위 발급에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관여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총장이 주장한 일련번호 양식과 다른 총장 표창장이 18개 확인됐다”며 “양식이 다른 상이 수십 개 나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처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씨가 고교 시절인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한 것도 허위라는 주장이 나왔다. 주 의원은 “서울대는 2007~2012년 고등학생이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활동한 내역이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참석 여부를 센터를 통해 다시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 내외가 딸의 인턴 자리를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정 교수가 공주대 교수와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딸의 인턴십 확인서를 작성한 게 확인됐다”며 “해당 교수가 부인이 직접 인턴을 청탁했다고 실토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여러 분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 뒤로 교수님으로부터 답을 받아서 공주대 인턴을 시작했다”며 “김 교수와 대면한 적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딸, 서울대 생활비 장학금까지 수령”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장학금 논란도 불거졌다. 장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중 서울대 총동창회(관악회)로부터 받은 장학금 세부 항목을 공개하며 “60억원이나 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는데 서울대 장학금에서 생활비까지 받아갔다”고 밝혔다. 장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은 401만원의 학비 장학금을 받았다. 다른 학기에는 수업료와 생활비 명목으로 각각 384만1000원과 16만9000원을 받았다. 장 의원이 공개한 장학금 명단에서 생활비를 받은 학생은 1만원을 받은 한 명을 제외하고 조씨가 유일했다. 장 의원은 “생활비는 어려운 학생을 위해 주는 장학금”이라며 “이게 왜 조씨에게 나갔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이 항목은 몰랐다”며 “일괄적으로 서울대 동창회에서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질문 공세도 쏟아졌다. 장 의원은 “후보자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기간(2011년 7월 18일~8월 19일)과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 기간(2011년 8월 3~11일)이 8일 겹친다”며 “출입증을 확인하니 3일밖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교수님 양해로 8일 빠지고 2주 인턴을 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은 부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아 조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생일이 왔다 갔다 한다”며 조 후보자의 주장대로 딸의 출생신고를 후보자 부친이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출생 장소, 신고일, 신고인이 나오는 가족관계등록부 기본증명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측은 김 의원이 요구한 자료 대신 국회 법제사법위 의원들에게 이미 낸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했다. 이에 김 의원은 “서류 발급이 불가능한 오후 8시가 넘어 한 달 전 이미 제출한 엉뚱한 서류(가족관계증명서)를 복사해서 냈다”며 “국회를 모욕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조국 “사모펀드 투자기업 몰랐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2017년 7월부터 1년 동안 웰스씨앤티가 수주한 관급공사의 지방자치단체장 소속 정당을 비교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 영향력을 발휘해 코링크PE가 적극적인 관급공사 수주로 비상장사인 웰스씨앤티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상장사 더블유에프엠과 합병해 우회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반박이었다. 조 후보자가 2017년 5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에 오르고 같은 해 7월 코링크PE는 ‘블루코어밸류업 펀드’를 통해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다.

조 후보자는 ‘블라인드펀드’라는 이유를 들어 “웰스씨앤티라는 업체를 처음 들었다”며 “코링크PE로부터 투자 기업에 관한 정보를 들은 적이 없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또한 코링크PE의 총괄대표이며, 실소유주란 의혹을 받고 있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범동 씨도 증인으로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아 관련된 의문점도 해소되지 못했다.

배태웅/이주현/성상훈/이우상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