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향후 1년간 중대진전' 전념"…"적대청산 선언할 조치 신속합의 가능"
"北 WMD 지속개발, 국제규범에 대한 반항·제재 위반"…압박·경고도
"긴장완화시 병력은 전쟁 준비태세 대신 항구적 평화 뒷받침 토대 구축"
비건 "北 WMD고수 용납못해…북미 적대극복 협력" 협상복귀 촉구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이 국제적 규범 및 유엔 제재 위반이라면서 북한이 WMD를 계속 고수한다면 미국과 전 세계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적대 청산을 시작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 및 안전보장 등 비핵화시 상응 조치에 해당하는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거듭 제시하며 이를 위한 북미 간 협력을 강조, 협상에 나설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다.

특히 비건 대표는 기존의 속도조절론 기조와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앞으로 1년 동안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20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 후에도 북측의 불응으로 실무협상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외교적 관여'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에 압박 빛 경고 메시지도 동시에 발신한 차원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 북미 간 실무협상을 조속히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모교인 미시간대 강연 및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의 공개 강연은 지난 6월 19일 미 싱크탱크 행사에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참석한 뒤 2개월여만이다.

비건 대표는 강연에서 "우리는 이 '외교적 기회'가 부서지기 쉽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외교 실패시 결과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WMD 무기 및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 등을 거론, "우리는 북한의 계속되는 WMD 개발의 위험한 현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는 국제적 규범에 대한 '반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에 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평화를 향한 진전을 위해 그러한 무기를 결코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관계 개선을 향한 주요 조치들을 취하겠다는, 북한이 한 여러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WMD를 고수한다면 북한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을 현실화하거나 경제적 안보와 안정을 결코 향유하지 못할 것이며, 세계는 북한의 WMD 고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건 대표는 "이 순간 추가 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외교관들의 협상 능력을 위태롭게 하는 적대의 정책 및 표출을 극복하고 협상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협력하는 것"이라며 약 70년간 이어져 온 북미 간 적대 관계 청산 및 이를 위한 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우리가 성공하려고 한다면, 북한은 기회가 지속되는 동안 협상 장애물에 대한 추구를 한쪽으로 치워놓고 대신 관여를 위한 기회들을 추구해야 한다"며 '우회적 경고'의 메시지도 발신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북한과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혼자서 이것을 할 수는 없다"며 북한에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과거 북미 간에 소통이 거의 없었고 오판과 오해만 많았다면서 "우리는 직접적 관여를 통해 외교를 위한 공간과 모멘텀을 창출하고 집중적인 협상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우리가 집중적인 협상을 시작한다면 우리의 정상들이 고려할 수 있는 보다 나은 선택지를 창출하기 위해 각각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직접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미) 양쪽 모두 각각의 국민과 전 세계를 향해 미국과 북한이 대결로부터 불가역적 결별을 했다는 걸 선언할 중대한 조치들에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적대 관계의 흔적에 종지부를 찍고 남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며 항구적 평화를 위해 필요한 토대인 신뢰를 구축하는 길을 찾아가는데, 그리고 이를 통해 한반도 내 WMD 및 운반수단 제거를 달성하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가 이에 성공한다면 북미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가 '보다 개방된' 한반도를 통해 크게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및 이를 통한 운송 경로 다양화 및 단축, 북한을 위한 신규 수출시장 개방,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추가 분야 개방 등을 통해 한반도 및 역내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장 완화는 우리의 군사적 병력이 더이상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준비태세를 갖춰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미 간 긴장이 완화된다면 군사적 병력은 항구적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상호 보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북미를 갈라놓았던 다른 많은 이슈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비건 대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년 동안 이러한 목표를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진전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공유한다면, 그는 우리의 팀이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바꿀 준비가 돼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이 "서두를 것이 없다"는 그간의 속도조절론과 달리 '1년 내 주요 진전 달성'이라는 시간표를 다시 제시한 것을 두고 재선 국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북미 정상의 과감한 리더십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북미 관계의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하면서 2차례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등 북미 정상의 직접적 관여를 통해 외교의 문이 좀 더 오래 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외교'를 평가한 뒤 북미 관계의 진전,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및 완전한 비핵화가 성공하기 위해 양측은 이러한 과정을 택하고 기회를 잡을 조치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