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승자가 없는 싸움…결론은?
갑자기 몇 가지 일들이 해결되는 듯한 흐름이 보인다. 시장도 반기는 분위기다. 지속 가능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동안 미국과 중국이 물러나지 않고 대치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그러다 갑자기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둘 중 누가 백기를 든 걸까.

최근 나왔던 미국의 경제 지표 중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표가 급락했다. 50 밑으로 내려온 데다 신규 수주 지수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서비스업 지표는 잘 나왔다. 그동안 미국은 내수가 좋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은 한동안 우수한 성적을 거둘 거라고 예측했는데, 이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제조업 지표가 수축 구간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분쟁으로 미국 경기가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생겼다. 8월 ISM 보고서에 따르면 이대로 무역전쟁을 끌다가는 관세로 인한 비용을 미국 국민이 모두 부담할 수밖에 없고, 미국의 GDP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미국은 경기 확장 사이클에 있었고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어려워지고 있었다. 관세는 중국을 코너로 밀어넣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진 가운데 딱히 정책적 여력도 없었기 때문에 미국이 너무나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선제적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신흥국들도 이때다 싶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주니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도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그래서 중국이 버틸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어떻게든 위안화를 약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미국의 눈치를 봤다. 지금은 달러당 7위안 방어를 포기하면서 관세에 대응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크게 유출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며 자신감도 키웠다.

하지만 아직 신흥국 전반이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미국이 버틸 수 있는 한계점에 온 것이지, 중국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향 평준화라고 할까. 글로벌 교역량도 여전히 위축돼 있다. 교역량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 경기가 반등한다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너무 좋게 해석하는 것은 아닐까. 하방 리스크(위험)가 많이 줄었다는 정도까지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