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부엌 맛보고 제주, 이젠 온몸으로 즐기자 서핑 배우고 공예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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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힐링·체험의 제주여행
힐링·체험의 제주여행
제주는 한국 관광의 중심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볼거리와 매력적인 음식도 많아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즐겨 찾는 곳이다. 최근 제주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서핑, 다이닝, 도예 같은 매력적인 체험을 즐기고 호텔이 아니라 고즈넉한 공유민박에서 편안하게 쉬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 가을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다면 힐링과 체험이 있는 제주로 떠나보면 어떨까?
해녀의 음식을 먹고 삶을 느끼는 ‘해녀의 부엌’
해녀는 제주의 상징 같은 존재다. 해녀가 제주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의 역사에서 해녀를 빼면 역사의 한 무더기가 사라질 것이다. 해녀들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무려 1만7000명이 참여해 제주해녀항일운동을 벌였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여성 중심의 항일운동을 일으킨 이들이 해녀였던 것이다. 해녀는 바다를 품고 살았다. 바다에서 물질해서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제주의 바다를 지켰다. 해녀는 2016년 11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때 2만 명이 넘었던 제주 해녀는 4000여 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절반 이상이 60~70대 이상이다. 제주 해녀는 다른 지역의 해녀와 달리 입어권이 있어 어촌계 해녀회 등의 공동체를 구성해 문화를 전승해 오고 있다. 쇠락해가는 해녀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여행 기회가 최근 늘고 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트립 프로그램인 ‘해녀의 부엌’이 바로 그것. 해녀의 부엌은 구좌읍 종달리 어촌계에 소속된 해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청년 예술인이 함께 운영하는 회사다.
해녀의 부엌은 20년 전 생선을 경매하는 활선어 위판장이던 곳을 개조해 다이닝 공간으로 만들었다. 해녀의 부엌에 들어가니 먼저 ‘어멍이해녀’라는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도 사나’라는 제주민요가 구슬프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극이 시작된다. 바다에 나갔던 남편을 잃은 해녀 금덕이가 친한 동료이자 언니인 미자와 함께 물질을 하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욕심내멍 죽고사는 건 사람일이라. 살리는 것 바다 몫이고”라며 남편을 앗아갔지만 결국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받아들인다. 바다에 들어갈 때면 숨비소리를 내뱉으며 고통과 슬픔을 바다에 묻어버린다. 자식들을 생각하며 신산한 삶을 견디어내는 제주 해녀의 모습은 아련한 슬픔을 안겨준다.
연극이 끝나면 물질 경력 50년의 고봉순 해녀(67)가 해녀들이 잡는 뿔소라를 가지고 나왔다. 껍데기를 까는 요령에서 암수구별법까지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해산물 이야기가 이어진다. 해녀의 식탁의 음식물은 해녀들이 직접 바다에서 채취한 것으로 차려진다. 톳흑임자죽, 군소샐러드, 뿔소라꼬지 우뭇가사리무침 같은 음식에서 제주도의 전통음식인 성게미역국까지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제주도 말로 배지근(달고 적당하게 기름져서 감칠맛이 나고 입맛이 돈다)하기 그지없다. 식사 후에도 해녀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고씨는 “딸이나 손녀가 해녀를 한다면 말리고 싶지만 자신은 다시 태어나도 해녀를 하겠다”며 해녀로 살아온 삶을 자랑스러워했다. 해녀의 부엌은 금·토·일 사흘만 점심·저녁 두 차례 공연하는데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라탄공예, 도자체험, 손글씨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
친환경적인 소재로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라탄 공예는 등나무를 얇게 가공해서 촘촘하게 엮어나가는 방식이다. 별것 아닌 거 같은데 작은 바구니부터 가구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라탄공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여행지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라탄거울, 연꽃바구니, 라탄가방 중 선택해 제작하며 모든 재료가 제공된다. 물론 손재주가 좋아야 맵시있게 만들 수 있다. 호스트는 제주에서 하루하루를 사랑하자는 뜻을 담아 공방을 차렸다고 한다. 제주메밀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제주의 대표적 작물 중 하나다. ‘제주메밀요리와 도자기체험’은 전복김밥, 메밀김밥, 냉메밀국수로 구성된 제주향 가득한 세트 메뉴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셰프이자 도예가인 단송 박경진 씨는 원래 독일에서 방탄차를 판매하던 세일즈맨이었다. 그러다 암에 걸려 모든 것을 내려놓고 6년 전 귀국해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에 정착한 그는 도자를 배우면서 몸도 건강해지고 삶의 즐거움도 생겼다. 처음에는 취미생활이었지만 자신의 즐거움을 남과 나누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작한 도예체험이 이제는 본업이 됐다. 제주말 만들기는 대평리 바다에서 조랑말 퀼트 인형을 제작해보는 작고 소박한 체험이다. 마음의 여유를 주는 따뜻한 차와 함께 제주 석양을 바라보며 제주말 인형을 만들면 모든 시름이 스르르 내려앉는다.
온몸으로 바다를 즐겨라 제주 서핑
최근 강릉이나 속초에서 서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핑은 단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찾는 체험이 됐다. 물론 호주의 골드코스트나 미국의 마이애미처럼 거센 파도를 헤치며 서핑할 수는 없다. 한국은 파도가 그렇게 몰아치지도 않고 전문화된 서핑 스쿨도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푸른 바다에서 즐기는 서핑 트립을 이용하면 안전하고 즐겁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10년 이상 서핑 경력의 호스트는 국제공인 서핑자격증인 ISA서핑강사 자격증과 서핑심판자격증 그리고 한국에서 취득한 인명구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서핑을 배우는 이들의 폭도 넓다. 초등학생부터 60세 어르신까지 함께 어우러져 서핑을 배운다. 트립시간은 3시간이며 서핑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은 뒤 실습하게 된다. 온몸으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쾌감 때문인지 서핑을 배우려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해녀의 음식을 먹고 삶을 느끼는 ‘해녀의 부엌’
해녀는 제주의 상징 같은 존재다. 해녀가 제주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의 역사에서 해녀를 빼면 역사의 한 무더기가 사라질 것이다. 해녀들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무려 1만7000명이 참여해 제주해녀항일운동을 벌였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여성 중심의 항일운동을 일으킨 이들이 해녀였던 것이다. 해녀는 바다를 품고 살았다. 바다에서 물질해서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제주의 바다를 지켰다. 해녀는 2016년 11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때 2만 명이 넘었던 제주 해녀는 4000여 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절반 이상이 60~70대 이상이다. 제주 해녀는 다른 지역의 해녀와 달리 입어권이 있어 어촌계 해녀회 등의 공동체를 구성해 문화를 전승해 오고 있다. 쇠락해가는 해녀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여행 기회가 최근 늘고 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트립 프로그램인 ‘해녀의 부엌’이 바로 그것. 해녀의 부엌은 구좌읍 종달리 어촌계에 소속된 해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청년 예술인이 함께 운영하는 회사다.
해녀의 부엌은 20년 전 생선을 경매하는 활선어 위판장이던 곳을 개조해 다이닝 공간으로 만들었다. 해녀의 부엌에 들어가니 먼저 ‘어멍이해녀’라는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도 사나’라는 제주민요가 구슬프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극이 시작된다. 바다에 나갔던 남편을 잃은 해녀 금덕이가 친한 동료이자 언니인 미자와 함께 물질을 하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욕심내멍 죽고사는 건 사람일이라. 살리는 것 바다 몫이고”라며 남편을 앗아갔지만 결국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받아들인다. 바다에 들어갈 때면 숨비소리를 내뱉으며 고통과 슬픔을 바다에 묻어버린다. 자식들을 생각하며 신산한 삶을 견디어내는 제주 해녀의 모습은 아련한 슬픔을 안겨준다.
연극이 끝나면 물질 경력 50년의 고봉순 해녀(67)가 해녀들이 잡는 뿔소라를 가지고 나왔다. 껍데기를 까는 요령에서 암수구별법까지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해산물 이야기가 이어진다. 해녀의 식탁의 음식물은 해녀들이 직접 바다에서 채취한 것으로 차려진다. 톳흑임자죽, 군소샐러드, 뿔소라꼬지 우뭇가사리무침 같은 음식에서 제주도의 전통음식인 성게미역국까지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제주도 말로 배지근(달고 적당하게 기름져서 감칠맛이 나고 입맛이 돈다)하기 그지없다. 식사 후에도 해녀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고씨는 “딸이나 손녀가 해녀를 한다면 말리고 싶지만 자신은 다시 태어나도 해녀를 하겠다”며 해녀로 살아온 삶을 자랑스러워했다. 해녀의 부엌은 금·토·일 사흘만 점심·저녁 두 차례 공연하는데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라탄공예, 도자체험, 손글씨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
친환경적인 소재로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라탄 공예는 등나무를 얇게 가공해서 촘촘하게 엮어나가는 방식이다. 별것 아닌 거 같은데 작은 바구니부터 가구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라탄공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여행지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라탄거울, 연꽃바구니, 라탄가방 중 선택해 제작하며 모든 재료가 제공된다. 물론 손재주가 좋아야 맵시있게 만들 수 있다. 호스트는 제주에서 하루하루를 사랑하자는 뜻을 담아 공방을 차렸다고 한다. 제주메밀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제주의 대표적 작물 중 하나다. ‘제주메밀요리와 도자기체험’은 전복김밥, 메밀김밥, 냉메밀국수로 구성된 제주향 가득한 세트 메뉴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셰프이자 도예가인 단송 박경진 씨는 원래 독일에서 방탄차를 판매하던 세일즈맨이었다. 그러다 암에 걸려 모든 것을 내려놓고 6년 전 귀국해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에 정착한 그는 도자를 배우면서 몸도 건강해지고 삶의 즐거움도 생겼다. 처음에는 취미생활이었지만 자신의 즐거움을 남과 나누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작한 도예체험이 이제는 본업이 됐다. 제주말 만들기는 대평리 바다에서 조랑말 퀼트 인형을 제작해보는 작고 소박한 체험이다. 마음의 여유를 주는 따뜻한 차와 함께 제주 석양을 바라보며 제주말 인형을 만들면 모든 시름이 스르르 내려앉는다.
온몸으로 바다를 즐겨라 제주 서핑
최근 강릉이나 속초에서 서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핑은 단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찾는 체험이 됐다. 물론 호주의 골드코스트나 미국의 마이애미처럼 거센 파도를 헤치며 서핑할 수는 없다. 한국은 파도가 그렇게 몰아치지도 않고 전문화된 서핑 스쿨도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푸른 바다에서 즐기는 서핑 트립을 이용하면 안전하고 즐겁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10년 이상 서핑 경력의 호스트는 국제공인 서핑자격증인 ISA서핑강사 자격증과 서핑심판자격증 그리고 한국에서 취득한 인명구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서핑을 배우는 이들의 폭도 넓다. 초등학생부터 60세 어르신까지 함께 어우러져 서핑을 배운다. 트립시간은 3시간이며 서핑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은 뒤 실습하게 된다. 온몸으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쾌감 때문인지 서핑을 배우려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