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아도 예술은 길다고 했다. 찰나의 클릭으로 화려한 이미지가 휘발되는 ‘속도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사람은 억겁의 시간을 견뎌낸 것들에 매료된다. 쇼츠와 릴스에서 벗어나 굳이 미술관과 갤러리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씩 캔버스와 사투하며 작가가 쌓아 올린 붓질을 궤적을 감상하는 것은 시간의 가치를 마주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서울 서교동 갤러리유정에서 오는 4일부터 열리는 권두현 초대전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는 시간을 쌓는 미학을 보여주는 전시다. 독일 라이프치히 현대미술 플랫폼 할레14(Halle14) 스튜디오 등에서 활동한 권두현은 반복과 축적이라는 회화적 태도를 견지한다. 즉각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그림이 아닌 오래 바라볼수록 감각이 넓어지는 회화를 보여주는 작업에 집중해왔다.이번 전시는 시간이 그림에 스며드는 과정에 주목한 ‘너비, 길이, 높이, 길이’라는 개념 축으로 구성된 장기 연작의 첫 번째 장(章)인 너비를 조명했다. 노란색을 중심으로 한 봄의 에너지를 전면에 펼쳐 화면의 개방성을 표현했다. 반복돼 칠해진 색채로 축적된 시간이 관람의 감각을 확장한다는 뜻이 담겼다.시간을 쌓는 작업의 의미를 이달 개관하는 신생 갤러리 공간에서 선보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다. 갤러리 관계자는 “작가의 작업 세계가 성급하게 소비되지 않고, 그 가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동행하는 역할을 지향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유승목 기자
68년 역사를 자랑하는 그래미상에서 K팝이 첫 상을 받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이 세계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상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을 탔다.그래미상 천장 깬 K팝1일(현지시간)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상’ 사전 행사에서 골든은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지난해 영상 콘텐츠에 삽입된 노래 중 최고를 가리는 상으로 작곡가에게 주어진다. 골든 곡 작업에 참여한 이재, 테디, 24(본명 서정훈), 아이디오(이유한, 곽중규, 남희동)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클래식 음악으로 소프라노 조수미가 1993년, 음악 엔지니어 황병준이 2012·2016년 각각 수상한 적은 있지만 K팝 전문 음악가가 그래미상을 받은 건 이번이 최초다.시상식에 오른 24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말한 소상 소감에서 “아쉽게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이 모든 과정에 함께한 가장 큰 스승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K팝의 개척자’인 테디 형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했다. 테디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힙합 그룹인 원타임의 멤버로 데뷔해 연예기획사 더블랙레이블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음악인이다. 빅뱅,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의 음악을 제작하며 K팝의 세계화에 공헌했다.골든은 그래미상에서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래미상은 본상 6개 부문과 장르 상 90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골든은 이 중 본상인 ‘올해의 노래’를 포함해 장르 상인 ‘베스트 팝 듀오’,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베스트 컴필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곡 '아파트(APT.)'로 미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 본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아파트'는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수상에 실패했다.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 영예로 꼽히는 본상(제너럴 필드)에 해당하는 부문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상 4개 부문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로제의 '아파트'는 '올해의 레코드'에 '올해의 노래'까지 본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K팝 가수가 그래미 어워즈 본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였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와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랐었지만 늘 고배를 마셨다.'아파트'가 글로벌 히트에 성공했다는 점은 분명하나, 본상 후보들이 유독 쟁쟁했다. 로제는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서 켄드릭 라마, 배드 버니, 레이디 가가, 사브리나 카펜터, 빌리 아일리시, 도치, 채플 론과 경합을 벌였다. 수상자로는 켄드릭 라마가 호명됐다.'올해의 노래' 트로피를 두고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레이디 가가의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도치의 '앵자이어티(Anxiety)', 배드 버니의 'DtMF', 켄드릭 라마의 '루서(luther)', 사브리나 카펜터의 '맨차일드(Manchild)', 빌리 아일리시의 '와일드플라워(WILDFLOWER)'와 경쟁했다. 수상의 영광은 빌리 아일리시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