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조선주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LNG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LNG 운반선의 발주가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LNG를 공급받던 기존 고객사들이 해외 직수입 물량을 늘리면서 수익 구조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LNG값 뚝뚝…조선주 '好好' 가스公 '끙끙'
LNG선 수주 호조…조선주 ‘부활 찬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6일 4000원(3.49%) 오른 1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선주들은 8월 중순부터 기관과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16일부터 한국조선해양(24.08%) 삼성중공업(17.15%) 대우조선해양(17.99%) 현대미포조선(14.47%) 등 조선주가 일제히 올랐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들은 4개 종목에서 1815억원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LNG선 수주 호조가 ‘효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LNG선 11척(21억4500만달러 규모)을 수주했다. 러시아 에너지기업인 노바테크의 북극 LNG 프로젝트(1차 발주 물량 15대)에 활용될 쇄빙 LNG선의 수주 기대도 높다.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각각 10척과 7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조선업 수주 실적 및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발주된 세계 선박 100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 가운데 한국 조선회사들은 73.5%(73만5000CGT)를 수주해 4개월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환경 규제 특수와 맞물려 LNG선 신규 발주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NG선 발주 증가는 미국 등에서 LNG 수출량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올해 상반기 LNG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600만t) 늘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LNG 가격도 급락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해 열량단위(MMBtu)당 9.82달러에 달했던 한국·일본향 LNG(JKM) 선물 가격은 지난 6일 4.47달러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까지 LNG 공급과잉이 계속되면서 다른 에너지 대비 가격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시장이 팽창하면서 LNG선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방긋’, 가스공사는 ‘울상’

한국전력도 LNG 가격 하락의 수혜주로 꼽힌다. 한전의 9월 발전용 LNG 단가는 전월보다 6.5% 떨어진 ㎥당 477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 구입한 LNG만 2조1579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로 3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비상이 걸렸다. LNG 가격이 떨어지면 한국가스공사의 주요 고객사인 발전사들이 가스공사와의 장기 계약 대신 미국 현지 시장에서 단기로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돼서다. 올 1~8월까지 국내 발전사들의 LNG 직수입 물량은 801만t으로 작년(611만t)보다 31.1% 늘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 에너지 정책에 따라 국내 LNG 수요가 늘고 있지만 가스공사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