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보호주의 무역정책으로 인해 내년 초까지 미국과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1%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Fed 이코노미스트들은 “교역 불확실성이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대로 가면 생산과 투자에 미치는 악영향이 길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그동안 세계 경제는 교역 증대를 통해 성장하는 공식을 따라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세계 교역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교역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낮아졌고, 지금은 성장률 밑으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7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하향 조정한 이유도 교역의 불확실성이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이 2.6%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교역 불확실성이 Fed에도 어려운 과제임을 고백한 것이다. 그렇다고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주의가 해결될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무역의존도가 높아 교역 불확실성에 따른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우리나라는 특히 그렇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에서 점점 멀어져 2% 달성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편다지만 효과가 얼마나 갈지 의문이다. 서비스업의 수출산업화, 신기술·신산업 경쟁력 확보,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성장잠재력이 큰 지역과의 협력 등 수출산업 저변을 확대하는 구조적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도 기업도 오일쇼크 이후 최악의 교역 불확실성을 직시하고 가능한 모든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