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5배 밑으로 떨어지면서 저평가 매력을 앞세워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대외환경 악화로 철강 업황이 하루아침에 좋아질 분위기는 아니지만 현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PBR 0.3배…역대급 저평가에 철강주 '꿈틀'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는 2000원(0.93%) 오른 2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포스코는 2.84% 상승했다. 기관투자가가 265억원어치 순매수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이달 들어 각각 2.68%, 2.47% 올랐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지면서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 6일 기준 PBR은 0.42배로, 올 1분기 말(0.49배)보다 더 낮아졌다. 12개월 선행 PBR은 0.36배 수준이다.

PBR 0.3배…역대급 저평가에 철강주 '꿈틀'
포스코의 PBR은 지난해 최고 0.77배로 올랐다가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올 들어 반토막 났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PBR은 각각 0.30배, 0.32배까지 떨어졌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철강주의 밸류에이션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되기 전인 2015년으로 회귀한 수준”이라며 “절대적 저평가 상태로, 주가가 현 수준에서 더 떨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승세가 본격화되려면 업황 회복이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포스코의 매출총이익률(매출총이익/영업수익)은 지난해 12.3%에서 올 상반기 10.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10.0%→9.2%)도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동국제강만 8.1%에서 10.1%로 매출총이익률이 올랐다.

철강사의 수익성이 상반기 악화한 데엔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고로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월 t당 124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철광석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t당 8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고로사들은 원가 하락에 따른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과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개선세가 확인되면 주가를 끌어올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