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재개하려면 탈레반 중대한 약속 필요"
폼페이오 "조건 맞아야 탈레반과 협상"…북한 사례 언급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내 무장 반군 세력인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보류됐으며 협상 재개는 탈레반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CNN 등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아프간 회담이 끝장났는지를 묻는 말에 "당분간 그렇다"며 수개월 간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해온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특사를 소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탈레반의) 중대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이 지난주 미군 1명과 11명의 사망자를 낸 카불 공격을 자처했다고 주장한 뒤 미국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날 계획한 탈레반 주요 지도자들과의 평화 회담을 취소한다고 7일 밤 전격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의 성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결승선에 이르도록 개인적으로 관여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런 맥락에서 아프간 정부 대통령과 탈레반 지도자들을 직접 만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탈레반이 협상의 입지 강화를 위해 테러를 사용하려 했다며 "탈레반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이행할 수 없는 사람들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도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시간표가 있다고 해서 우리가 그냥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한 조건이 충족할 때에만 미군 병력을 감축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떠나버린 것처럼, 이란 정부와의 협상에서 떠나버린 것처럼 그 조건들이 현장에서 적절치 않고 미국민을 보호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면 우리는 어떤 협상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비핵화와 제재 완화 수준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아무런 합의도 하지 않은 채 회담장을 떠난 장면을 거론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탈레반이 행동을 바꿔 우리가 얘기해온 것을 다시 약속하길 바란다"며 "결국 이것은 일련의 대화를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