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만남 제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9월 북미 실무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문 발표를 통해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강연을 통해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한 지 3일 만에 나온 답변이다. 비건 대표는 당시 북미협상 실패 시 한일 내 핵무장론이 제기될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북한에 '압박·경고'의 메시지를 함께 던진 바 있다.

북한이 "9월 하순에 대화 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 북한 비핵화 관련 실무협상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만남은 항상 좋은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유세장으로 떠나기 앞서 북한이 밝힌 '9월 하순 협상 용의'에 대한 질문에 "흥미로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는 억류자들과 (한국전쟁에서 숨진)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다"면서 북한과의 외교적인 성과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실망했냐"는 질문에도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볼 것이지만 나는 늘 '만남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만남은) 나쁜 것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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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지난 6월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의 합의사항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시간이 흘러왔다.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이날 캔자스주 지역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계속 이뤄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에서 미국에 긍정적인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가"라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그렇다"며 "전 세계 지도자들이 9월 셋째주 (유엔총회에) 모인다"면서 북미 실무협상 무대가 유엔총회가 될 수 있다고 암시했다.

오는 17일 뉴욕에서 진행되는 유엔 총회에서 북미협상이 진행될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맞상대로 리용호 외무상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교의 실세인 최 부상이 깜짝 대표로 나설 가능성 흘러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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