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레이호, 휴일 새벽 美동부해상 전도…미구조 韓선원 4명 필사의 구조작업
선박 불안정 탓 구조작업 일시중단…"선내 두드리는 소리, 구조팀에 동기부여"
사고 이틀째 잇단 낭보…생존 공식확인 이어 4명 차례로 구출
"생존신호, 모든걸 바꿨다"…41시간만에 '기적의 전원구조'
미국 동부 해상에서 전도된 선박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에 대한 구조작업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미 해안경비대(USCG)는 사고발생 35시간 만에 4명의 선원이 모두 생존해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약 3시간 뒤에는 3명이 차례로 구조됐고, 2시간여 이후에는 나머지 1명까지 무사히 생환했다.

사고 발생 이후 약 41시간 만이다.

선체가 침몰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당시 선내 화재가 발생한 탓에 연기와 불길로 구조작업이 일시 지연되고 선원 4명의 생환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렸던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적적인 낭보인 셈이다.

취재진 카메라에는 구조된 직후 환하게 웃는 선원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생존신호, 모든걸 바꿨다"…41시간만에 '기적의 전원구조'
◇ 미국 동부해안 휴일 새벽 해상사고…한국민 4명 미구조
골든레이호가 전도된 것은 휴일인 지난 8일 오전 1시 40분께(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의 내항에서 외항으로 현지 도선사에 의해 운항하던 중 선체가 옆으로 기울었다.

오전 2시께, 해안경비대의 찰스턴 선박감시대원은 글린카운티 911 파견 대원으로부터 골든레이호가 전복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해안경비대는 곧바로 구조인력을 배치했다.

선박에 승선한 24명 가운데 20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구조된 인원은 한국민 6명, 필리핀인 13명, 미국 도선사 1명 등이다.

다만 선체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연기와 불길 탓에 구조대원들이 더는 선내 깊숙이 진입하지 못했고, 결국 4명의 선원이 구조되지 못했다.

이들이 모두 한국민으로 확인되면서 우리 당국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외교부는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의 담당 영사를 사고 현장에 급파했고, 8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파견한 상태다.
"생존신호, 모든걸 바꿨다"…41시간만에 '기적의 전원구조'
◇ 구조작업 일시중단…미국 구조팀 "생존 신호, 모든 게 달라졌다"
구조작업은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해안경비대 찰스턴지부를 이끄는 존 리드 대령은 사고 당일 낮 1시 30분께 브리핑을 하고 선체 화재의 진화 여부, 선박 고정화 작업 등을 마무리한 뒤 선내 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 발생 약 12시간 만에 기술적인 이유로 구조작업이 일시 중단됐다는 의미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안경비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선체 기울어짐과 날씨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구조 노력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조대원의 안전이 확보된 뒤에야 수색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저녁 무렵, 선원들의 생존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구조 활동에 다시 활력이 붙었다.

오후 6시 13분께 선박 안쪽에서 누군가 두드리는 소리가 확인된 것이다.

이와 관련, 리드 대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선체 내부로부터 누군가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이것은 정말이지 구조팀에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원들이 생존해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동력을 얻은 구조작업은 날이 밝는 대로 곧바로 재개됐다.

해안경비대는 선박의 불안정성을 고정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화학전문팀을 투입해 선박 상황을 점검했다.

9일 오전 7시부터 헬리콥터 등 구조인력을 차례로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신호, 모든걸 바꿨다"…41시간만에 '기적의 전원구조'
◇ 해안경비대, 한국인 선원 생존 공식확인…구조작업 '일사천리'
해안경비대는 9일 오전 10시 54분께 트윗 계정을 통해 "구조 요원들이 골든레이호 안에 있는 선원들과 접촉했다"면서 "구조 요원들이 구출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당국이 구체적인 인원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선원들의 생존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시간으로는 자정을 넘기려는 시점이었다.

이어 낮 12시 46분(한국시간 10일 오전 1시 46분)에는 추가 트윗을 통해 "골든레이호의 모든 승무원 4명이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USCG와 구조팀은 골든레이호 선원 4명을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한 구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것은 느리지만, 안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현지시간 8일 새벽 1시 40분) 시각부터 따지면 35시간을 넘긴 시점이었다.

구조작업 과정에서도 20~30분 간격으로 '생존 신호'가 오갔다.

선원들의 상태도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다.

USCG 관계자는 AP통신에 "초기 징후는 그들이 배 안에 있고 (상태가)괜찮다(OK)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작업은 한층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해안경비대는 해당 선체에 좀 더 큰 구멍을 뚫은 뒤 빵과 물 등 음식을 공수하며 생존자들이 허기를 채우면서 탈진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해안경비대는 선체를 떼어내는 작업에 돌입했다.

불똥이 튀는 용접 방식 대신 드릴을 이용한 분해 작업을 진행했다.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각, 외신에서는 4명 중 2명을 구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시 약 20분 이후에는 3번째 선원의 구조작업에 성공해 4명 중 3명을 구조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들 3명의 선원은 모두 같은 장소 머물고 있었다.

엔지니어링 칸의 강화유리 뒤편에 갇혀있는 나머지 1명의 선원이 구조됐다는 낭보가 전해진 것은 오후 6시(한국시간 10일 오전 7시).
사고가 발생한 지 만 이틀(48시간)을 불과 7시간 앞둔 시점이다.

일시천리로 진행된 구조작업 속에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골든레이호 전도사고'는 '전원 무사 생환'으로 마무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