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이 10월 초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뉴욕 증시는 안정감을 되찾았습니다. 지난 5일 무역협상 개최 소식이 알려진 뒤 다우지수는 9일(현지시간)까지 연일 올랐습니다. 또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며칠째 상승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에서 이미 긍정적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핵심 이슈인 합의사항 이행 문제와 관련해 양측이 '개념적 합의'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월가 일부에서는 10월 무역협상 합의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매니저는 “아직 미국의 기준금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까지 내려오지 않았다”면서 “아마도 미 중앙은행(Fed)이 앞으로 금리를 세 번은 더 내린 뒤에야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Fed에 1%포인트 금리 인하를 여러 차례 주문해왔습니다.
1%포인트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1%포인트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Fed는 지난 7월말 10년 만에 처음으로 0.25%포인트 금리를 내렸고, 오는 17~18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0.25%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0.50%포인트 인하를 주문해왔지만, Fed가 그럴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Fed가 0.25%포인트를 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제롬 파월 의장을 비난할 겁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위협을 높여 위기감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FOMC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히 그렇게 했었습니다.

FOMC 다음날인 8월 1일 오후 1시 반께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대해 9월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폭탄선언을 하면서 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것이지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결국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만든 겁니다.

만약 파월 의장이 금리를 재빨리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도 두 차례(혹은 세 차례) 더 이런 일을 겪어야할 지 모릅니다.
Fed의 연방기금금리 추이
Fed의 연방기금금리 추이
현재로선 Fed는 12월, 그리고 내년 3월 또 다시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3월 이후에나 무역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금리에 집착할까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년 11월 대선은 '백악관에서 4년 더 보내느냐, 아니면 기소를 당해 재판정 혹은 감옥에서 몇 년을 보내느냐'의 갈림길입니다.

그리고 재선의 핵심 이슈는 경제입니다. 경기가 괜찮다면 재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침체 상황에선 현직 대통령이 재선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지금처럼 경기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1% 초반까지 낮아진다면 버블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경기는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업자 출신입니다. 그리고 재선의 회심의 카드로 인프라딜을 꿈꾸고 있습니다. 낮은 금리 속에선 인프라딜은 빨리 추진될 수 있고, 확실한 경기 개선 효과를 낳을 겁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