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DLS 투자 불안하다면 채권 비중 높은 혼합형 펀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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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리 연계형 DLS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자금 유입↓
"예기치 않은 상황 언제든 발생
몰빵보다 분산투자로 대응해야"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자금 유입↓
"예기치 않은 상황 언제든 발생
몰빵보다 분산투자로 대응해야"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로 큰 인기를 누렸던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 금리 연계형 DLS, 독일 부동산 DLS 등이 파열음을 내면서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LS와 DLS는 평상시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지만 예기치 않은 상황에선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투자 시기와 금액, 기초자산을 잘 분산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지금까지 발행된 ELS와 DLS는 대부분 아직 손실 가능성과 거리가 먼 만큼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증시 반등에 우려 완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일 현재 ELS와 DLS,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파생결합사채(DLB) 등 파생결합상품의 발행 잔액은 114조원을 넘는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54조원)보다 많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ELS와 DLS는 안정적으로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ELS 발행액(ELB 포함)은 5조원대로 올 2분기 평균(9조300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DLS 발행액(DLB 포함)도 3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금리 연계형 DLS에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후 ELS와 DLS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ELS·DLS는 손실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ELS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인 유로스톡스50지수와 홍콩H지수가 손실 구간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설명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위해선 지수가 급등했을 때 ELS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해 있는 만큼 손실 구간으로 떨어질 위험이 크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홍콩 시위로 급락했던 홍콩H지수도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6% 가까이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도 9월 들어선 2.6% 오르며 원유 DLS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는 분위기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과 영국 국채 금리도 최근 반등해 금리 DLS의 원금 회복 기대도 나온다”고 했다.
채권혼합형펀드 등 대안도
ELS와 DLS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얻는다. 손실 위험이 발생하는 건 옵션 매도 때문이다. 옵션 매도는 기초자산 가격이 급등락하는 데 따른 보험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성격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보험료(옵션 프리미엄)를 받고 끝낼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보험사처럼 옵션 매도자가 손실을 떠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옵션 매도 물량이 많으면 옵션 프리미엄이 낮아져 수익률이 떨어진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유럽 금리 DLS는 낮아진 옵션 프리미엄을 만회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금리가 조금만 범위를 벗어나도 손실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ELS, DLS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찾는다면 채권 비중이 높은 혼합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자금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주식으로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주식과 국채에 3 대 7의 비중으로 투자하는 ‘KB스타 채권혼합’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1.56%를 웃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해외 채권혼합형 펀드도 있다. 올 들어 평균 6.9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옵션을 매도해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옵션 매도형 상장지수증권(ETN)도 ELS, DLS와 비슷한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옵션 매도 ETN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이 나기 때문에 장기 투자보다 시장 상황을 살펴 매매 타이밍을 잡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 ETN 가격이 급락했을 때 매수하고, 수익률이 어느 정도 쌓였을 때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박스권 매매’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상품도 예기치 않은 손실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몰빵’은 금물이라고 당부한다. 이형일 KB증권 자산관리(WM) 총괄본부장은 “과거에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냈던 상품도 갑자기 손실을 낼 수 있다”며 “예상하지 못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선 여러 자산에 걸쳐 분산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글로벌 증시 반등에 우려 완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일 현재 ELS와 DLS,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파생결합사채(DLB) 등 파생결합상품의 발행 잔액은 114조원을 넘는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54조원)보다 많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ELS와 DLS는 안정적으로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ELS 발행액(ELB 포함)은 5조원대로 올 2분기 평균(9조300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DLS 발행액(DLB 포함)도 3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금리 연계형 DLS에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후 ELS와 DLS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ELS·DLS는 손실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ELS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인 유로스톡스50지수와 홍콩H지수가 손실 구간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설명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위해선 지수가 급등했을 때 ELS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해 있는 만큼 손실 구간으로 떨어질 위험이 크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홍콩 시위로 급락했던 홍콩H지수도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6% 가까이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도 9월 들어선 2.6% 오르며 원유 DLS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는 분위기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과 영국 국채 금리도 최근 반등해 금리 DLS의 원금 회복 기대도 나온다”고 했다.
채권혼합형펀드 등 대안도
ELS와 DLS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얻는다. 손실 위험이 발생하는 건 옵션 매도 때문이다. 옵션 매도는 기초자산 가격이 급등락하는 데 따른 보험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성격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보험료(옵션 프리미엄)를 받고 끝낼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보험사처럼 옵션 매도자가 손실을 떠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옵션 매도 물량이 많으면 옵션 프리미엄이 낮아져 수익률이 떨어진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유럽 금리 DLS는 낮아진 옵션 프리미엄을 만회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금리가 조금만 범위를 벗어나도 손실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ELS, DLS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찾는다면 채권 비중이 높은 혼합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자금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주식으로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주식과 국채에 3 대 7의 비중으로 투자하는 ‘KB스타 채권혼합’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1.56%를 웃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해외 채권혼합형 펀드도 있다. 올 들어 평균 6.9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옵션을 매도해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옵션 매도형 상장지수증권(ETN)도 ELS, DLS와 비슷한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옵션 매도 ETN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이 나기 때문에 장기 투자보다 시장 상황을 살펴 매매 타이밍을 잡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 ETN 가격이 급락했을 때 매수하고, 수익률이 어느 정도 쌓였을 때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박스권 매매’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상품도 예기치 않은 손실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몰빵’은 금물이라고 당부한다. 이형일 KB증권 자산관리(WM) 총괄본부장은 “과거에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냈던 상품도 갑자기 손실을 낼 수 있다”며 “예상하지 못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선 여러 자산에 걸쳐 분산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