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공농성 김용희씨 복직·사죄해야"…개신교대책위 발족
향린교회, 고난함께, 영등포산업선교회 등 개신교도들이 10일 고공 농성 중인 삼성 해고자 김용희씨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삼성에 사죄를 촉구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개신교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강남역 8번 출구 인근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김용희씨에게 명예 복직과 보상을 보장하고 노동조합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하던 중 경남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년인 7월10일을 한 달 앞두고 복직을 촉구하며 강남역 폐쇄회로(CCTV) 철탑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으나 정년을 넘긴 뒤에도 이날까지 93일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노조를 만들다 회사에서 쫓겨나 해고자 신분으로 지난 20여년 세월을 거리에서 살아온 김용희씨가 억울함을 호소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세상으로부터 외면과 소외였다"며 "삼성과 김용희의 싸움은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연상케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강남역 사거리에서 함께 정의를 외칠 것"이라며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자본의 강고한 야합을 끝장낼 것"이라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개신교대책위는 "삼성은 더 이상 저 철탑 위 60세가 넘은 사내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라"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김용희씨 앞에서 사죄하고 시대착오적인 무노조 원칙을 철회하고 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씨는 대책위와 전화 통화에서 "이 땅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고 싶은 외침을 기억하고 살아남겠다"며 "두려움을 모르는 삼성 공화국을 노동자의 힘으로 심판하고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폐기할 때까지 우리가 모두 앞장서서 투쟁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