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하원, '조기총선' 재차 부결…존슨 "브렉시트 연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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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선으로 국민 뜻 확인해야"…野 대표 "노딜 위기 넘긴 후에"
브렉시트 연기법, 여왕 재가 얻어 발효…정치권 "존슨, 법 무시 가능성"
야권, 의회 중단·노딜 혼란 문건공개 요구로 '압박' 영국 하원이 10일(현지시간) 조기 총선 개최 동의안을 재차 부결시켰다.
지난 3일 의사일정 주도권을 내각에 부여하는 결의안 가결처리를 포함해 최근 6차례 표결에서 힘으로 보리스 존슨 총리를 제압했다.
의회는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예정일을 7주 남기고 5주간 '정회'에 들어갔다.
공영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상정한 조기 총선 동의안에 대한 하원의 표결 결과 찬성이 293표에 불과해 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다.
반대는 46표로 나타났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의회가 내 손을 묶으려고 온갖 수단을 강구한다고 해도 국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면서 "현 정부는 더는 브렉시트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와 제1야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또 총선 시기를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존슨 총리는 "여러분이 정말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려고 한다면 (중략) 총선에 찬성해 국민에게 결정을 맡기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선 코빈 대표는 "총리는 의회가 가결한 브렉시트 연기법을 따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총선을 열렬히 원하지만 (중략) 노 딜 재난을 초래할 위험을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밤 시작한 조기 총선 토론과 표결은 자정을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앞서 9일 여왕은 EU와 합의 없이 강행되는 브렉시트, 즉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유럽연합(탈퇴)법을 재가했다.
이 법은 다음달 19일까지 정부가 EU와 새 합의를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법'을 뒤집고 다음달 말 브렉시트를 강행하고자 이달 4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조기 총선 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거듭 퇴짜를 맞은 것이다.
이로써 존슨 총리는 7월 취임 후 여섯차례 표결에서 모두 패하며 더욱 코너에 몰렸다.
영국 언론은 일찌감치 이날 재표결에서도 동의안이 의회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은 최근 당론을 어긴 의원 21명을 제명한 데다 추가 탈당이 발생하면서 현재 하원 의석수가 288석에 불과하다.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한 민주연합당(DUP·10석)을 고려하더라도 하원 3분의 2는커녕 과반(320석)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야당 대표들은 전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주재하에 회동을 갖고 정부가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10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하기 전까지는 총선 개최에 동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날 조기 총선 동의안 처리를 마지막으로 하원은 10월 14일까지 정회(prorogation)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동의안을 재차 하원에 상정하는 것은 새 회기가 시작하는 10월 14일 이후나 가능하다.
이 경우 선거 운동 등에 소요되는 절차를 감안하면 총선은 아무리 빨라도 11월 말에나 열릴 수 있다.
앞서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달 2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
이번 정회 기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로, 야권은 이를 의회의 노 딜 방지 노력을 방해하는 조처로 받아들이며 반발했다. 영국 정치권은 노 딜 방지법 확정에도 존슨 총리가 이를 사실상 무시하는 ''꼼수'를 쓸 수 있다고 의심하면서, 추가 압박 수단도 동원했다.
하원은 ▲ 의회 정회 결정 ▲ 정부의 노 딜 브렉시트 비상대책, 일명 '노랑멧새 작전'(Operation Yellowhammer)과 관련한 의사 소통 내용 일체 공개를 요구하는 의안을 찬성 311표 대 반대 302표로 가결했다.
노랑멧새 작전 기밀문서는 노 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몇달간 식품·의약품 부족 등 대규모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최근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 노 딜 우려 여론이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
EU 잔류 지지자로 안건을 발의안 도미닉 그리브 의원은 "하원이 (의회 정회 및 '노 딜' 브렉시트와 관련한) 리스크를 이해하고 대중에게 더 널리 전달할 수 있도록 문서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이어 정부가 유럽연합(탈퇴)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발의안을 정식 표결 없이 통과시켰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가 의회를 통과한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되, 사실은 이를 원하지 않고 브렉시트를 연기할 이유도 없다는 식의 속내를 밝힘으로써 EU가 영국 요청을 거부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 또는 태업) 방안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법에 어긋날 수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대됐다.
/연합뉴스
브렉시트 연기법, 여왕 재가 얻어 발효…정치권 "존슨, 법 무시 가능성"
야권, 의회 중단·노딜 혼란 문건공개 요구로 '압박' 영국 하원이 10일(현지시간) 조기 총선 개최 동의안을 재차 부결시켰다.
지난 3일 의사일정 주도권을 내각에 부여하는 결의안 가결처리를 포함해 최근 6차례 표결에서 힘으로 보리스 존슨 총리를 제압했다.
의회는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예정일을 7주 남기고 5주간 '정회'에 들어갔다.
공영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상정한 조기 총선 동의안에 대한 하원의 표결 결과 찬성이 293표에 불과해 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다.
반대는 46표로 나타났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의회가 내 손을 묶으려고 온갖 수단을 강구한다고 해도 국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면서 "현 정부는 더는 브렉시트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와 제1야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또 총선 시기를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존슨 총리는 "여러분이 정말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려고 한다면 (중략) 총선에 찬성해 국민에게 결정을 맡기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선 코빈 대표는 "총리는 의회가 가결한 브렉시트 연기법을 따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총선을 열렬히 원하지만 (중략) 노 딜 재난을 초래할 위험을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밤 시작한 조기 총선 토론과 표결은 자정을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앞서 9일 여왕은 EU와 합의 없이 강행되는 브렉시트, 즉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유럽연합(탈퇴)법을 재가했다.
이 법은 다음달 19일까지 정부가 EU와 새 합의를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법'을 뒤집고 다음달 말 브렉시트를 강행하고자 이달 4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조기 총선 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거듭 퇴짜를 맞은 것이다.
이로써 존슨 총리는 7월 취임 후 여섯차례 표결에서 모두 패하며 더욱 코너에 몰렸다.
영국 언론은 일찌감치 이날 재표결에서도 동의안이 의회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은 최근 당론을 어긴 의원 21명을 제명한 데다 추가 탈당이 발생하면서 현재 하원 의석수가 288석에 불과하다.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한 민주연합당(DUP·10석)을 고려하더라도 하원 3분의 2는커녕 과반(320석)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야당 대표들은 전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주재하에 회동을 갖고 정부가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10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하기 전까지는 총선 개최에 동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날 조기 총선 동의안 처리를 마지막으로 하원은 10월 14일까지 정회(prorogation)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동의안을 재차 하원에 상정하는 것은 새 회기가 시작하는 10월 14일 이후나 가능하다.
이 경우 선거 운동 등에 소요되는 절차를 감안하면 총선은 아무리 빨라도 11월 말에나 열릴 수 있다.
앞서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달 2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
이번 정회 기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로, 야권은 이를 의회의 노 딜 방지 노력을 방해하는 조처로 받아들이며 반발했다. 영국 정치권은 노 딜 방지법 확정에도 존슨 총리가 이를 사실상 무시하는 ''꼼수'를 쓸 수 있다고 의심하면서, 추가 압박 수단도 동원했다.
하원은 ▲ 의회 정회 결정 ▲ 정부의 노 딜 브렉시트 비상대책, 일명 '노랑멧새 작전'(Operation Yellowhammer)과 관련한 의사 소통 내용 일체 공개를 요구하는 의안을 찬성 311표 대 반대 302표로 가결했다.
노랑멧새 작전 기밀문서는 노 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몇달간 식품·의약품 부족 등 대규모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최근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 노 딜 우려 여론이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
EU 잔류 지지자로 안건을 발의안 도미닉 그리브 의원은 "하원이 (의회 정회 및 '노 딜' 브렉시트와 관련한) 리스크를 이해하고 대중에게 더 널리 전달할 수 있도록 문서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이어 정부가 유럽연합(탈퇴)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발의안을 정식 표결 없이 통과시켰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가 의회를 통과한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되, 사실은 이를 원하지 않고 브렉시트를 연기할 이유도 없다는 식의 속내를 밝힘으로써 EU가 영국 요청을 거부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 또는 태업) 방안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법에 어긋날 수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