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검찰' 검색어 전쟁 2라운드…연령별 진영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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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놓고 시작된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경쟁이 ‘대통령’과 ‘검찰’까지 상위권에 오르내리며 격화되고 있다. 조 장관 임명을 찬성하는 측은 ‘문재인지지’, 반대 측은 ‘문재인 탄핵’을 검색창에 입력하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점령전이 펼쳐졌다. 10~20대, 50대 이상 연령층에선 ‘문재인 탄핵’ 검색어가 강세를 보인 반면 30,40대에선 ‘문재인지지’ 검색어가 1위를 기록해 세대 간 경쟁 구도도 뚜렷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조국’에서 ‘대통령’, ‘검찰’로
10일 실시간 검색어 창을 먼저 점령한 키워드는 ‘문재인 탄핵’이었다. 이 검색어는 이날 오전 3시께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후 오전 9시께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문재인지지’가 오전 9시 갑자기 검색어 순위 2위를 기록하며 경쟁이 시작됐다. 오전 10시 ‘문재인지지’가 1위로 올라서며 ‘문재인 탄핵’ 키워드를 2위 자리로 밀어냈다. 이들 검색어는 줄곧 오후 1시까지 검색 순위 10위권 내에 자리했다.
검색어 전쟁은 지난달 27일 불거졌다. 키워드의 시작은 ‘조 장관’이었다.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놓고 찬성 측은 ‘조국힘내세요’, 반대 측은 ‘조국사퇴하세요’를 검색어로 내세워 경쟁을 펼쳤다. 지난 9일 조 후보자의 장관직 임명이 결정되면서 ‘검색어 전쟁’ 2라운드전이 나타났다. 지난 9일 조 장관 임명 반대 측은 오후 3시께 ‘문재인 탄핵’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올리며 조 장관이 아닌 청와대를 향해 비판 방향을 돌렸다. 찬성 측은 같은 시간 ‘검찰단체 사표환영’ 검색어를 4위로 끌어올리며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압박했다.
연령대별 보면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온도차는 확연히 드러난다. 30·40대에선 임명 찬성 여론이 강하지만 다른 세대에선 반대다. 대통령 관련 키워드가 나란히 1,2위에 오른 이날 오전 10시 기준 10대에서는 ‘문재인 탄핵’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7위를 기록했다. ‘문재인지지’ 키워드는 순위권 내에 없었다. 20대에선 ‘문재인 탄핵’ 1위, ‘문재인지지’ 2위로 전체연령층 통계와 같은 순위를 보였다. 30·40대에선 1·2위의 순위가 뒤바꿨다. 50대 이상에선 ‘문재인 탄핵’이 2위를 기록한 반면 ‘문재인지지’가 4위로 밀렸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순위권에 나타나지 않았던 ‘문재인 탄핵집회’도 14위에 올랐다.
◆검색어 순위 올리려고 전략 공유…검색창 악용
조 장관 지지자들은 ‘클리앙’, ‘오늘의 유머’, ‘딴지일보’ 등의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문재인지지’ 등을 검색하라고 장려하고 있다. 여러 검색어를 제안한 뒤 호응을 얻은 단어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식이다. 검색어 순위를 상승 방법을 서로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특정 검색어를 밀어주거나 검색순위 경쟁에서 밀리면 그 이유를 분석했다. 반대자들은 ‘일간베스트(일베)’와 네이버 맘카페를 중심으로 ‘문재인 탄핵’ 키워드를 올려줄 것을 네티즌에게 독려했다.
일각에서는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 창이 ‘정쟁(政爭)의 장’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색어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난 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성남 분당구 네이버 본사에 방문해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조작한 경우가 아니라면 특정 키워드 검색을 독려하는 것을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검색어 순위창은 어떤 정보를 봐야하는지 혼란스러울 때 네티즌들에게 주요관심사를 보여주는 일종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여론을 조작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며 “내년 총선 등 중요한 정치적 시기를 앞두고서 검색어 순위창이 악용되지 않도록 포털사이트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포털사이트 검색어 ‘조국’에서 ‘대통령’, ‘검찰’로
10일 실시간 검색어 창을 먼저 점령한 키워드는 ‘문재인 탄핵’이었다. 이 검색어는 이날 오전 3시께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후 오전 9시께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문재인지지’가 오전 9시 갑자기 검색어 순위 2위를 기록하며 경쟁이 시작됐다. 오전 10시 ‘문재인지지’가 1위로 올라서며 ‘문재인 탄핵’ 키워드를 2위 자리로 밀어냈다. 이들 검색어는 줄곧 오후 1시까지 검색 순위 10위권 내에 자리했다.
검색어 전쟁은 지난달 27일 불거졌다. 키워드의 시작은 ‘조 장관’이었다.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놓고 찬성 측은 ‘조국힘내세요’, 반대 측은 ‘조국사퇴하세요’를 검색어로 내세워 경쟁을 펼쳤다. 지난 9일 조 후보자의 장관직 임명이 결정되면서 ‘검색어 전쟁’ 2라운드전이 나타났다. 지난 9일 조 장관 임명 반대 측은 오후 3시께 ‘문재인 탄핵’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올리며 조 장관이 아닌 청와대를 향해 비판 방향을 돌렸다. 찬성 측은 같은 시간 ‘검찰단체 사표환영’ 검색어를 4위로 끌어올리며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압박했다.
연령대별 보면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온도차는 확연히 드러난다. 30·40대에선 임명 찬성 여론이 강하지만 다른 세대에선 반대다. 대통령 관련 키워드가 나란히 1,2위에 오른 이날 오전 10시 기준 10대에서는 ‘문재인 탄핵’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7위를 기록했다. ‘문재인지지’ 키워드는 순위권 내에 없었다. 20대에선 ‘문재인 탄핵’ 1위, ‘문재인지지’ 2위로 전체연령층 통계와 같은 순위를 보였다. 30·40대에선 1·2위의 순위가 뒤바꿨다. 50대 이상에선 ‘문재인 탄핵’이 2위를 기록한 반면 ‘문재인지지’가 4위로 밀렸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순위권에 나타나지 않았던 ‘문재인 탄핵집회’도 14위에 올랐다.
◆검색어 순위 올리려고 전략 공유…검색창 악용
조 장관 지지자들은 ‘클리앙’, ‘오늘의 유머’, ‘딴지일보’ 등의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문재인지지’ 등을 검색하라고 장려하고 있다. 여러 검색어를 제안한 뒤 호응을 얻은 단어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식이다. 검색어 순위를 상승 방법을 서로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특정 검색어를 밀어주거나 검색순위 경쟁에서 밀리면 그 이유를 분석했다. 반대자들은 ‘일간베스트(일베)’와 네이버 맘카페를 중심으로 ‘문재인 탄핵’ 키워드를 올려줄 것을 네티즌에게 독려했다.
일각에서는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 창이 ‘정쟁(政爭)의 장’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색어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난 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성남 분당구 네이버 본사에 방문해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조작한 경우가 아니라면 특정 키워드 검색을 독려하는 것을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검색어 순위창은 어떤 정보를 봐야하는지 혼란스러울 때 네티즌들에게 주요관심사를 보여주는 일종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여론을 조작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며 “내년 총선 등 중요한 정치적 시기를 앞두고서 검색어 순위창이 악용되지 않도록 포털사이트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