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고민' 끝낸 문 대통령, 극일행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얼굴)은 곧장 극일(克日) 행보에 나섰다. 2기 내각을 어렵사리 완성한 만큼 일본의 경제보복 등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 후 두 번째 현장 국무회의 장소로 ‘과학기술의 산실’로 꼽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택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비상한 각오와 의지를 담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발(發) 악재를 뛰어넘는 수준이 아니라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는 경제 강국을 위한 전략 과제이며, 한·일 관계 차원을 뛰어넘어 한국 경제 100년의 기틀을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 국무회의 장소가 KIST로 정해진 점도 이목을 끌었다. 조 장관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인턴십 증명서가 이곳에서 허위·부정 발급됐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들이 조 장관에게 인사를 건네며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이 차담회 테이블에 새로 임명된 국무위원들을 불렀지만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조 장관은 함께하지 않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