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인베스트먼트, BTS 무명 때 40억 베팅 투자수익률 2650% 넘어
국내 벤처캐피털(VC) SV인베스트먼트는 2011년 당시 무명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과감하게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 10억원을 더 집어넣어 총 40억원을 베팅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초기 투자자금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BTS)을 글로벌 아이돌 그룹으로 성공시켰다. SV인베스트먼트의 초기 투자 없이는 오늘날의 BTS도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SV인베스트먼트는 이 투자로 원금 대비 27.5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수익률을 계산하면 2650%에 이른다.

박성호 대표가 이끄는 SV인베스트먼트는 ‘액티브 투자’를 즐겨 한다. 될성부른 기업을 찍어 ‘실탄’을 집중한다는 얘기다. 기업의 성장 속도에 발맞춰 추가로 자금을 집어넣는 것도 SV인베스트먼트만의 투자 스타일로 꼽힌다.

펩트론, 브릿지바이오, 엘앤피코스메틱(메디힐), 휴젤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엠플러스, 에스디생명공학, 카페24 등도 SV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고 성장했다. 현재까지 191개 기업에 6219억원을 투자했다. 누적 수익률은 22.5%, 누적운용자산(AUM)은 5614억원이다. 2006년에 설립된 VC로 투자 업력이 13년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 속도다. 국내 VC 전체로 따져도 10위권에 들어간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사모펀드(PEF)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미국과 중국에 해외 사무소를 세우고 역외펀드를 설립했다. 미·중 두 나라에 역외펀드를 만든 국내 VC는 SV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전도유망한 기업을 초기에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창업자를 믿고 기다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선 이미 자리를 잡았다”며 “앞으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데 공을 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