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국화학연구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산·학·연 R&D 통해 노하우 축적
5G용 등 차세대 필름도 개발 가속
국내 제조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폴리이미드 필름을 일본 가네카, 미국 듀폰 등에서 수입했다. 국내 기술이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과 코오롱인더스트리, 금오공대가 본격적으로 연구개발(R&D)에 나선 건 2009년이다. 약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2016년 국내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 설비를 구축한 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처음이다.
당시 과제에 참여했던 원종찬 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폴더블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면 높은 해외 의존도가 문제가 될 것이란 판단에 선도적으로 연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연구원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화학연구원 창립 42주년 기념식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을 받았다.
화학연구원이 투명 필름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앞서 ‘불투명한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보통 폴리이미드 필름은 노란색을 띠기 때문에 활용에 한계가 있는데 불소를 도입하면 폴리이미드를 무색투명하게 제조할 수 있다. 화학연구원은 SKC와 공동으로 일반 폴리이미드 필름 개발에 나서 2005년 사업화에 성공했다. 원 연구원은 “현재 SKC코오롱PI의 관련 매출이 연간 2400억원에 달한다”며 “중국에 수출하는 금액만 해도 1000억원 안팎”이라고 전했다.
화학연구원은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폴리이미드 필름, 5세대(5G) 통신용 폴리이미드 필름 등 차세대 필름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화학소재 현안 대응 태스크포스(TF)’도 지난달 출범시켰다. 정택모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을 포함해 전문가 17명이 국산화 전략 및 소재 R&D 시스템 개선 방안 등을 짜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