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오전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쏘아올렸다. 한 발은 평양 인근 내륙을 관통해 동해상에 떨어졌지만 다른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발이 내륙에 낙하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발사 시험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이후 지금까지 모두 열 차례에 걸쳐 20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급 발사체를 쐈지만, 발사 실패로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평안도에서 동해쪽으로 발사체 두 발 쏜 北…합참 "한 발은 내륙에 떨어진 듯"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미상의 발사체 두 발은 이날 오전 6시53분, 오전 7시12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으로 비행했다.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330㎞, 정점고도는 50~60㎞로 추정된다. 군당국은 이 발사체들이 내륙을 관통하는 방식으로 발사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내륙을 가로지르는 미사일 시험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발사체의 정확성과 비행 안정성에 자신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의하면 단거리 발사체 두 발 중 한 발은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이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만 공개하고, 정점고도와 최대 비행속도 등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밝히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를 감안할 때 지난달 북한의 무력 시위에 동원된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는 기존 방사포를 개량해 속도와 사거리를 탄도미사일급으로 높인 신형 무기다. 중국의 WS-2 다연장 로켓과 비슷하지만 포탄 구경을 넓혀 파괴력을 키운 게 특징이다. 유도 장치를 달아 타격 정확성을 높인 것은 물론 비행 성능을 개량해 탄도미사일급으로 속도(마하6 이상)가 빨라지고, 변칙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은 물론 내륙 기지에서도 남한 전역을 기습 타격하는 위협적인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방사포는 거의 단거리 미사일 수준으로 군사분계선과 떨어진 내륙에서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 성주 사드 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다”며 “이번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가 맞다면 실전 배치를 앞둔 내륙 관통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목표를 향해 다량 발사되는 방사포가 단거리 미사일보다 방어하기 더 까다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한 목표를 향해 다량 발사되는 방사포의 속도가 빨라지면 요격이 쉽지 않다”며 “고도를 낮춰 공격한다면 우리 군의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는 100% 요격이 어렵다”고 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건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단거리 탄도미사일급)를 발사한 지 17일 만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