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아침 또다시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올 들어서열 번째다. 북한이 미·북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도발한 것으로 대미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미사일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정확성을 높이는 실험도 계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 도발이 잦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국제사회가 이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근래 들어 국가안보회의(NSC)를 거의 주재하지 않고 있다. 어제도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속 위반은 아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일본조차 어제는 “일본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나 제재 움직임이 거의 없으니 마치 장난질이라도 하듯, 미사일을 쏘아대는 것이다. 어제 미사일은 내륙을 횡단해 최대 330㎞를 비행한 뒤 무수단리 인근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군 전문가들은 “지난달 발사했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것일 수 있으며, 정확도와 비행성능 등을 최종 시험한 단계일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전역이 미사일의 직접적 위협에 직면하게 됐지만 위기감을 찾기 어렵다. 정의용 실장은 북의 도발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하고 문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는 미사일 분석에 중요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마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대로 가면 북한은 더욱 노골적인 위협을 가할 게 뻔하다.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군이 상응하는 무력시위라도 벌여야 한다. 대화와 협상은 양측의 힘이 대등할 때나 가능한 것이다. 지금처럼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다가는 북에 굴종하는 상황이 오지 말란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