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지하탱크 청소하다 사고…경찰 전담반 구성

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10일 경북 영덕 한 수산물 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3명이 질식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추석 앞두고 4명 사상 '참변' 안타까운 외국인 근로자들
태국인 A(42)씨, B(28)씨와 베트남인 C(53)씨는 업체 지하 탱크 안에서 숨졌고 태국인 D(34)씨는 닥터 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다.

업주를 포함해 모두 9명이 일하는 이 업체는 운영한 지 21년 됐으며 이들 외국인 근로자는 작년 10월부터 근무해 오는 12월까지 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이들 4명이 전부다.

숨진 3명 중 국내에 가족이 있는 근로자는 1명뿐이고 1명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으로 숨진 근로자들이 안치된 영덕아산병원에는 가족들 모습이 아직 눈에 띄지 않아 더욱 안타까운 분위기다.

D씨가 치료 중인 안동병원은 D씨 인적사항이 잘 파악되지 않아 무명인으로 기재해뒀다고 밝혔다.

소방에 따르면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 탱크에 1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다른 1명이 구하려 내려갔다가 쓰러졌고, 이를 본 나머지 2명이 다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이들은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징어 내장 등이 부패해 발생하는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추석 앞두고 4명 사상 '참변' 안타까운 외국인 근로자들
사고가 발생하자 영덕경찰서는 이날 수사과장 등 10여명으로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인명 피해가 커 사고 경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전담반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주 등 관계자를 상대로 당시 작업 과정과 작업상황을 조사한 뒤 밀폐 공간에서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등 여부를 따져 문제가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관계자를 입건할 방침이다.

또 11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통해 자세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숨진 3명에 대해서는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