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9·13대책 1년' 부동산시장…겉으론 냉랭·속에선 '부글부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 아파트 거래 9·13대책 후 56.3%↓
'소나기 일단 피하고 보자' 거래 위축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청약시장은 '과열'
'소나기 일단 피하고 보자' 거래 위축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청약시장은 '과열'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이 이달 서울 은평구 응암2구역에서 분양한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2차'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최고 100.27 대 1의 경쟁률이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은 75.43 대 1이었다. 2017년 말 같은 지역에서 먼저 분양된 1차 단지인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이 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경쟁률이 7배 가까이 높아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에 부동산업계는 사뭇 놀라는 분위기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차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30~40% 가량 올랐음에도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앞둔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크긴 큰 모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부동산시장 과열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13 대책 분양가 상한제 등이 공급 위축을 불러 집값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규제로 변동성 '더' 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평가받는 '9·13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9·13대책 이전 1년간 총 9만7415건에서 9·13대책 이후 1년간 4만2564건으로 절반 이하(56.3%)로 줄었다. 거래 급감에 따라 9·13대책 이전 1년간 9.18% 올랐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대책 후 약 1년 동안 1.13% 내렸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은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9·13 대책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일부 먹히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위장된 안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 규제가 효과가 있다면 저가 매물이 늘면서 평균가격이 크게 떨어져야 하지만 하락폭은 미미하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돼 극단적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응암2구역 사례처럼 어느 정도 수익만 보장되면 시중자금이 일시에 쏠리면서 청약 시장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표한 이후 더욱 과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에서는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인기 지역에선 최고 경쟁률이 100 대 1을 훌쩍 넘고 당첨 가점도 70점대로 치솟았다. 이달 수도권 분양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서울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2차 75 대 1,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204 대 1,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55 대 1,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44 대 1 등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로 새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줄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청약경쟁률이 치솟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사도 마음대로 못해"
지나친 규제로 거주 이전의 자유마저 빼앗겼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집을 거래하기 어려워서다. 2017년 8·2 대책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됐고, 작년 9·13 대책으로 실수요자는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이달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 그라시움'에서는 집주인들이 전에 갖고 있던 집을 팔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돼도 주변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양 차익을 정비사업 조합원이 아닌 개인이 차지한다는 것 외에는 별 의미가 없다고 비판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신규 분양단지 주변 집값도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수요-공급이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며 "분양가 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수익성 악화이 악화되고 공급이 줄면 기존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오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전 투자자들은 정부가 개입해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메시지를 집값 상승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 압박에 조합이 시세 대비 1억~2억원 저렴한 분양가로 일반 분양을 내놓은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에 청약 인파가 몰린 것도 당첨만 되면 인근 시세만큼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9·13 대책의 약발이 6개월만에 끝났다"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추석 이후 서울과 준서울지역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에 부동산업계는 사뭇 놀라는 분위기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차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30~40% 가량 올랐음에도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앞둔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크긴 큰 모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부동산시장 과열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13 대책 분양가 상한제 등이 공급 위축을 불러 집값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규제로 변동성 '더' 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평가받는 '9·13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9·13대책 이전 1년간 총 9만7415건에서 9·13대책 이후 1년간 4만2564건으로 절반 이하(56.3%)로 줄었다. 거래 급감에 따라 9·13대책 이전 1년간 9.18% 올랐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대책 후 약 1년 동안 1.13% 내렸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은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9·13 대책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일부 먹히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위장된 안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 규제가 효과가 있다면 저가 매물이 늘면서 평균가격이 크게 떨어져야 하지만 하락폭은 미미하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돼 극단적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응암2구역 사례처럼 어느 정도 수익만 보장되면 시중자금이 일시에 쏠리면서 청약 시장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표한 이후 더욱 과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에서는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인기 지역에선 최고 경쟁률이 100 대 1을 훌쩍 넘고 당첨 가점도 70점대로 치솟았다. 이달 수도권 분양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서울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2차 75 대 1,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204 대 1,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55 대 1,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44 대 1 등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로 새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줄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청약경쟁률이 치솟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사도 마음대로 못해"
지나친 규제로 거주 이전의 자유마저 빼앗겼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집을 거래하기 어려워서다. 2017년 8·2 대책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됐고, 작년 9·13 대책으로 실수요자는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이달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 그라시움'에서는 집주인들이 전에 갖고 있던 집을 팔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돼도 주변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양 차익을 정비사업 조합원이 아닌 개인이 차지한다는 것 외에는 별 의미가 없다고 비판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신규 분양단지 주변 집값도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수요-공급이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며 "분양가 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수익성 악화이 악화되고 공급이 줄면 기존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오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전 투자자들은 정부가 개입해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메시지를 집값 상승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 압박에 조합이 시세 대비 1억~2억원 저렴한 분양가로 일반 분양을 내놓은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에 청약 인파가 몰린 것도 당첨만 되면 인근 시세만큼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9·13 대책의 약발이 6개월만에 끝났다"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추석 이후 서울과 준서울지역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