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길 애터미 회장 "미혼모가 눈에 밟혔죠…명절은 나눔의 기회"
“나눔은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하는 애터미의 기업문화를 상징합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63)은 자신의 기부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09년 창립 이후 꾸준하게 기부 활동을 이어온 애터미는 올해 누적 기부액 200억원을 넘어섰다. 건강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애터미는 박 회장이 창업한 지 10년 만에 해외 13개국에 진출해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판매원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네트워크 마케팅 방식의 유통기업이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미혼모를 돕는 데 써달라며 100억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은 인물. 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중견기업 기부 사상 최고액으로 알려졌다. 사랑의 열매는 이 기부금을 미혼모 통합 지원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어느 날 TV를 보다가 한부모 가정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알게 됐다”며 “(낙태가 아닌) 생명을 선택했는데, 이 때문에 삶 자체가 많이 힘들어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미혼모 관련 기부를 한 건 처음이 아니다. 국내 청소년 미혼모를 경제적·정서적으로 지원하고 자립을 돕는 단체인 사단법인 링커(NGO-LINKER)의 ‘위드맘 미혼모 지원센터’에도 도움의 손길을 보낸다. 박 회장은 부인 도경희 씨와 함께 1억원 이상 기부(사재 출연)한 사람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달리기를 통해 건강한 기부문화를 정착하는 취지로 만든 ‘애터미 런(run)’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 공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4년부터 매년 명절을 포함해 정기적으로 애터미 본사가 있는 충남 공주시에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추석에도 저소득 가정을 돕기 위해 생필품, 식품, 의류 등 1억원 상당의 물품을 공주시에 기부했다. 그는 “기부야말로 따뜻한 인간애를 돌아보게 하는 명절의 의미를 새기는 일”이라고 했다.

교육 봉사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다. 지난 3월 충남 천안에 대안학교인 드리미학교를 열었다. 박 회장은 “교육은 사람이 본래 갖고 있는 창조적 가능성을 이끌어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과정”이라며 “백년대계인 교육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미래의 비전”이라고 했다. “인도와 캄보디아에서도 비슷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캄보디아의 어린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어렵겠지만 앞으로 이런 학교를 100개쯤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