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11일 사흘째 전면파업을 벌였다. 추석 연휴 기간(12~15일)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에 내몰렸다가 가까스로 경영 정상화 문턱에 들어선 한국GM이 ‘노조 리스크’로 다시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이어갔다. 지난 9일부터 사흘째다. 한국GM 소속 노조원 8000여 명이 참여했다. 연구개발(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노조원 2000여 명도 10일부터 파업에 동참했다. 이 회사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간 것은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넘어간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추석 연휴 나흘간 특근도 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 간부들이 인천 부평공장에 나와 노조원들의 특근을 막을 예정이다. 전면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서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구를 모두 막을 계획이다. 노조는 오는 18일께 쟁의대책위원회를 다시 열어 추가 파업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회사는 노조의 기존 부분파업과 이번 전면파업으로 1만 대가량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작년보다 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5.7%)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통상임금의 250%(약 1023만원)를 성과급으로, 650만원을 격려금으로 달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년간(2014~2018년) 누적 적자(당기순손실 기준)가 4조원이 넘는 등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노조의 과격한 투쟁이 반복되면서 미국 GM 본사가 트랙스 등 일부 물량을 부평공장에서 빼 다른 해외 공장에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