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 대표작 '다다익선'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립현대미술관(MMCA)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설치작인 백남준(1932~2006)의 ‘다다익선’이 31년 전 탄생했던 원형 그대로 보존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1일 브라운관(Cathode-Ray Tube·CRT) 모니터가 탑재된 ‘다다익선’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보존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세우고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발표햇다.
‘다다익선’은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개관하면서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으로 구상돼 1988년 완성됐다.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 1차 전면 교체에 이어 9차에 걸쳐 부분 수리했고, 설치 30년만인 지난해 2월 브라운관 모니터 노후화에 따른 화재발생 위험 등 안전성 문제로 가동을 중단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 가동을 중단한 직후부터 작품 보존 및 복원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의 유작 중 모니터 1003대를 이용한 최대 규모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보존과 복원에 대한 세계 미술계 관심이 지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생전에 백남준이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는 점에서 CRT 모니터의 대체 여부도 검토했다. 미술관은 이런 과정을 거쳐 작고한 작가의 작품을 복원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원형 유지’며 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박미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다다익선의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로서 후대에 20세기를 기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에 문화적 자산으로 연구·보존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CRT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색 발광은 다른 모니터로 대체될 수 없고, CRT를 재생해 쓰던 기술이 아직 독일에 남아있다”며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팔라스트 미술관이 소장한 백남준 작품 ‘피쉬 파일스 온 스카이‘(1983~1985/1995)도 재생과정을 통해 2년에 걸쳐 복원됐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생산이 중단된 CRT 모니터 수급을 올해말까지 다각도로 타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술관 측은 재생기술을 가진 독일을 비롯해 일부 CRT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과 국내에 남아 있는 중고 제품 수급을 통한 모니터 물량 확보 등 복원 예산에 약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원 프로젝트 기간은 2020~2022년으로 잡았다.
윤양수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보존미술은행관리과장은 “복원되더라도 하루 8시간 풀 가동시 10~15년 정도밖에 버티지 못하는데다 복원과정에서 예산과 에너지 소비가 과다해 특정 시간에만 상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CRT도 결국 기계이기에 세월이 지나면 부품 확보 어려움 등 물리적 한계로 일부 소형 모니터에 대해선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 LED 등 대체 가능한 신기술과 혼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1일 브라운관(Cathode-Ray Tube·CRT) 모니터가 탑재된 ‘다다익선’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보존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세우고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발표햇다.
‘다다익선’은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개관하면서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으로 구상돼 1988년 완성됐다.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 1차 전면 교체에 이어 9차에 걸쳐 부분 수리했고, 설치 30년만인 지난해 2월 브라운관 모니터 노후화에 따른 화재발생 위험 등 안전성 문제로 가동을 중단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 가동을 중단한 직후부터 작품 보존 및 복원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의 유작 중 모니터 1003대를 이용한 최대 규모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보존과 복원에 대한 세계 미술계 관심이 지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생전에 백남준이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는 점에서 CRT 모니터의 대체 여부도 검토했다. 미술관은 이런 과정을 거쳐 작고한 작가의 작품을 복원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원형 유지’며 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박미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다다익선의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로서 후대에 20세기를 기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에 문화적 자산으로 연구·보존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CRT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색 발광은 다른 모니터로 대체될 수 없고, CRT를 재생해 쓰던 기술이 아직 독일에 남아있다”며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팔라스트 미술관이 소장한 백남준 작품 ‘피쉬 파일스 온 스카이‘(1983~1985/1995)도 재생과정을 통해 2년에 걸쳐 복원됐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생산이 중단된 CRT 모니터 수급을 올해말까지 다각도로 타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술관 측은 재생기술을 가진 독일을 비롯해 일부 CRT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과 국내에 남아 있는 중고 제품 수급을 통한 모니터 물량 확보 등 복원 예산에 약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원 프로젝트 기간은 2020~2022년으로 잡았다.
윤양수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보존미술은행관리과장은 “복원되더라도 하루 8시간 풀 가동시 10~15년 정도밖에 버티지 못하는데다 복원과정에서 예산과 에너지 소비가 과다해 특정 시간에만 상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CRT도 결국 기계이기에 세월이 지나면 부품 확보 어려움 등 물리적 한계로 일부 소형 모니터에 대해선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 LED 등 대체 가능한 신기술과 혼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