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소송'으로 이어진 7년전 냉장고 비교 광고전과 대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TV 사업부 간에 2년 만의 '디스전'(서로를 비판하는 것)을 재개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LG 올레드 TV를 상대로 한 노골적인 '비교 광고'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면, 이번엔 LG전자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6일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 알기'라는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광고에는 'LED TV'의 앞글자가 여러 알파벳으로 교체되는 장면이 나오다 'QLED'가 됐을 때 오랫동안 머무르고, "앞글자가 다른 LED TV도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라는 코멘트가 이어진다.
소비자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오해하는 삼성 QLED TV가 발광다이오드(LED) TV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광고였다.

이에 앞서 2017년 삼성전자는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올렸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꺼도 잔상(얼룩)이 남는 이른바 '번인 현상'을 지적한 광고로, 경쟁사 제품을 직접적으로 공개해 비판한 이례적인 광고로 평가됐다.

2년 전 광고 당시 비교 대상이 됐던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이번 광고의 타깃이 된 삼성전자가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7년 전 '냉장고 비교 공방' 때와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2012년 양사 냉장고를 눕혀놓고 물을 채워 용량을 비교하는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광고를 유튜브에 올렸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900ℓ 용량 냉장고를 출시하자 LG전자가 곧이어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며 910ℓ 용량 냉장고를 공개하면서 시작된 논쟁이었다.

광고가 주목받자 LG전자는 삼성전자가 허위 광고를 했다며 광고 중지를 요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약 3개월 만에 이를 받아들였다.

이듬해 1월에는 LG전자가 이 광고로 제품 판매 등에 영향을 받았다며 법원에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까지 했으나, 이후 법원의 중재로 소를 취하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비교 광고가 하나의 트렌드"라면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문화가 점차 자리 잡고 있어 이번에는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