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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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고교 시절 제1저자 등재 포스터 관련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최근 윤형진 서울대의대 교수는 IRB 측에 '미준수 보고'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미준수 보고란 IRB에 연구 관련 보고가 안된 부분에 대해 양식에 따라 추후 보고하는 절차를 말한다.

IRB는 윤 교수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최소 2주간의 서류 검토 및 회의체 결정 등의 과정을 거친 후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IRB에서는 절차에 따라 심의를 진행, 해당 포스터에 대해 어떻게 판정할지 정하는 것"이라며 "윤 교수가 자발적으로 (미준수 보고에 대해) 신고해 (심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 아들 김모씨는 고교 재학 시절인 2014년 여름방학 때 윤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을 했고, 이듬해 미국 EMBC라는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에 제1저자 이름을 올릴 당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앞서 10일 나 원내대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특혜가 없었다"며 "우리 아이가 다 쓴 것이다. 7~8월에 실험을 했고 이후 과학경시대회에 나가고 포스터를 작성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 아이가 모두 실험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대 게시판에는 '나경원 의원의 똑똑한 아들을 위한 변론'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국내 외고 국제반을 거쳐 미국 대학진학했다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했다는 A씨의 글이 게재됐다.

A씨는 "성적표를 보면 고등학교 시절을 정말 열심히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세인트 폴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보딩스쿨 중 하나다. 일반 공립학교도 아니고 미국에서 손꼽히는 학교에서 일개 한국인 유학생이 죄다 Honors나 Advanced 과목을 들으며 저렇게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정말 기특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나온 외고 기준으로 국제반 출신들은 보통 고등학교 3년 동안 AP 7~8개 정도를 4~5점 받는데 유학생이 10개를 그것도 싹다 5점을 받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라며 "나경원 아들이 진짜 공부를 잘했느냐 성실했느냐는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미국 고등학생들은 공부 외에 다양한 과외활동을 하는데 좋은 학교일수록 더 다양하고 질적으로 높은 과외활동을 적극 지원해 준다"면서 "이런 과외활동을 할 때 부모님이나 지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미국 정치명문가의 자제들은 여름방학이 되면 상원의원, 대법관 등 고위공직자 아래서 인턴을 하고 UN, IMF, MIT, 스탠퍼드 공대 연구실 등에서 인턴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의원 아들도 다른 수많은 미국 명문 보딩스쿨 학생들처럼 부모가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을 도움받아 서울대 연구실에서 열심히 자기 능력껏 연구를 했다"고 총평했다.

포스터에 대해서는 "십 수년 공부한 의학도가 IRB 심사 받아가며 몇 년씩 머리 싸매고 쓴 논문이 아니라 단지 자기 몸으로 실험해서 발표한 포스터라는 걸 알 수 있다"면서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속이고 능력이 없는 사람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고 속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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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글에 다른 서울대생들은 "미국 시스템을 알면 원래 다들 저렇게 하는거고 미국인들 상대로 경쟁하고 국내 학생들에게 피해준 것도 없다", "조국 딸이 수능성적이 고려대 수준으로 나와서 당당하게 오픈하고 의전원도 유급되지 않고 meet도 최소 110이상 나왔으면 이렇게까지 난리나지는 않았을 듯", "친분 관계를 이용해 실험실을 이용했다는 것이 반감을 살 수는 있어도 조국 딸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다. 자기가 쓰지도 않은 걸 썼다고 하지 않았나.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사기업 인턴, 경력직 채용 등 모두 공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건 아니지 않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나경원 아들이 뛰어난 것과 별개로 아직 한국 정서에는 미성년자가 부모 인맥 도움으로 어디서 뭘 했다는 것 자체로 반감을 살 수 있다", "조국이나 나경원 사건이나 미국 정치인이 미국 기관에 공적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문제가 아니고 국내 정치인이 국내 기관에 공적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문제되는 사안이다.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그런 부분에 대해 관대해질 때가 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라는 반론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은 미 고교 재학 시절 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연구논문을 요약하는 '포스터'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씨는 이듬해 미국 명문대인 예일대학교 화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교신저자인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 직접 연락해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 교수는 "평소 친분이 있던 나경원 의원에게 받았다"면서도 "간단한 실험연구였고, 김 씨가 스스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실험실이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실험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의혹 자체가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들의 최우등 성적이 표시된 미국 고등학교 졸업장을 공개하며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명예훼손이라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하버드대 출신인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장관 딸의 학업 성적을 세밀하게 들여다본 것처럼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의 학창 시절을 탐색했는데 이 친구는 진짜 세인트폴 고등학교 수학 전교 1등이다. 졸업 시 수학 최우수자에 주는 우등상을 받았다. 중국어도 최우등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