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연합뉴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연합뉴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홍준표 전 대표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촉발된 야권 내의 갈등이 SNS를 통해 표면화되면서 여론전으로 번지고 있다.

민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꿔서는 안 된다. 책임은 좀 더 있다가 물어도 된다"며 "제발 좀 아끼고 합치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홍 전 대표의 비판에 대응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와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 등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과거 당대표를 사퇴했던 이력을 언급하면서 "아직도 미련이 남아 황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 보려고 그 자리에 연연 하는가"라며 나경원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이대로 가면 정기 국회도 말짱 황(慌)이 된다.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며 "야당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 해서는 안된다.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 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다"라며 비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홍 전 대표는 "여당이 쳐놓은 덫에 걸려 패스트트랙 전략실패로 국회의원 59명의 정치생명을 위태롭게 하고도 아무런 대책없이 면피하기 급급했다"며 "국민적 분노에 쌓인 조국 청문회에서도 갈팡질팡,오락가락하다가 조국을 임명하는데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맹탕 청문회까지 열어 주어 민주당에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나 원내대표를 두둔하는 동시에 홍 전 대표의 문구를 인용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총선에서 지면 다 황이다. 결국 패스트 트랙도 머릿 수에서 밀려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라며 "대선에서 지면 끝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조국을 아무리 때려 잡아도 대통령이 임명해 버리니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지 않았나"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다. 내부 총질도 금물이다"라며 "정치 원로들께서는 제발 이 혼란한 정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나눠주십사고 부탁드린다"라고 말을 마쳤다.

민경욱 의원은 "검찰은 정치적 고려없이 정경심을 구속 수사하라"며 조국 장관의 부인이 변호인을 14명을 고용했다는 점과 조 장관이 법무부 훈령을 바꾸려 했다는 등의 SNS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하지만 설전의 당사자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직접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1일 지역구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의 활동을 끝으로 연휴동안 행보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당시 나 원내대표는 "조국 사퇴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며 지역구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황교안 당대표 또한 장외투쟁을 이어간다. 황 대표는 자신의 SNS에 "오늘 저녁 6시에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임명 철회 1인 시위'를 한다"며 "마음으로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 정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 조국사태의 전과 후가 다르듯이, 자유한국당도 조국 사태 이전과 이후가 다를 것이라는 다짐도 밝혔다. '권리를 위한 투쟁'(루돌프 예링)에서 '생명과 자유는 날마다 얻어지는 게 아니라, 날마다 쟁취해야 얻어지는 것'이라는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상관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홍영 전 검사의 유족과 함께 부산추모공원을 찾아 묘소에 참배한다. 김 전 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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