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재개 등으로 반등 기대가 커진 증시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돌발 악재만 없다면 당분간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회복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코스피지수는 13.02포인트(0.64%) 오른 2062.22로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MSCI 한국’이 추석 연휴 기간 2.2% 오른 데 비해서는 상승폭이 작았다. 기관투자가가 1985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과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456억원, 160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17~18일 열리는 미국 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 신호가 나온다면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회복할 수 있겠지만 한 차례 인하는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며 “FOMC를 전후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예측에 기반한 선제적 행동보다 결과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 생산 중단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증시 반등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국제 유가가 10% 이상 급등한 14차례의 사례 중에서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코스피 주가 조정은 미미했다”며 “국제 유가 급등이 단기에 그친다면 코스피 회복 추세가 꺾일 재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까지는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과 유럽연합의 경기부양 정책과 미·중 무역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를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불안과 환율 등 대외 요인보다는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 업황의 회복 속도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0월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수출이 다음달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증시를 본격적인 회복장으로 이끄는 힘은 반도체 수출 실적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