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e커머스' 합종연횡 조짐…M&A 큰 장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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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위메프에 3500억 투자
사실상 '경제 공동체'로 묶여
온라인 쇼핑에 타격받은 롯데
11번가·티몬 인수 가능성 제기
사실상 '경제 공동체'로 묶여
온라인 쇼핑에 타격받은 롯데
11번가·티몬 인수 가능성 제기
아마존의 기업가치는 2015년 월마트를 넘어섰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이 전통의 ‘유통 공룡’을 넘어뜨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프라인 소매업은 종말을 맞은 듯했다.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 미국 최대 백화점 시어스 등은 파산했다. 하지만 반격이 시작됐다. 월마트는 2016년 8월 e커머스 기업 제트닷컴 인수를 시작으로 온라인 쇼핑 회사들과 손잡았다. 슈바이(신발), 무스조(아웃도어), 모드클로스(여성패션) 등이 ‘월마트 연합군’으로 결집했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는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국내에서도 합종연횡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쿠팡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강자들이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쿠팡을 제외한 e커머스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합병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넥슨-위메프 ‘연합전선’
합종연횡 움직임은 시작됐다. 위메프가 게임 회사 넥슨과 손잡았다. 넥슨코리아는 위메프 모기업(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과 위메프 창업주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경제적으로 한배를 탔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확보한 지분이 약 20%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NXC를 앞세워 2015년 1000억원을 위메프에 투자했다. e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김 회장이 허 대표 다음가는 위메프의 전략적 투자자로, 주요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원군을 얻었다. 이 회사는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냈다. 넥슨 투자금 3500억원 중 일부가 위메프에 수혈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위메프는 넥슨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e커머스와 게임이 갈수록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득템’(아이템을 얻다)이란 게임 용어를 쇼핑에 적용해 거래액을 크게 늘린 경험이 있다. 2016년 11월부터 ‘특가 데이’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유통거인’ 롯데 움직이나
합종연횡의 또 다른 ‘진원지’는 롯데다. 롯데는 오랜 기간 ‘유통 1위 기업’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확대로 타격을 받았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다 마찬가지다. 위기가 롯데를 움직이게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대로는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가 꾸준히 거론된다. 2017년 이미 한 차례 협상도 했다. 이 협상은 경영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문제로 중단됐다. 이후 상황은 변했다. 롯데는 그때보다 온라인 사업 강화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SK그룹도 비주력 사업이자 적자를 내는 11번가를 계속 끌고 가는 게 여전히 부담이다.
롯데가 티몬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티몬의 최대주주는 해외 사모펀드(PEF)다.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지분 약 80%를 갖고 있다. 사모펀드 특성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은 시간문제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들 사모펀드는 유한익 티몬 이사회 공동의장에게 전략적 투자와 사업 제휴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도 M&A 의지
쿠팡이 M&A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이 압도적 1위를 하려면 M&A를 통한 빠른 성장을 택할 것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인수 대상은 11번가, 이베이코리아, 홈플러스 등이 거론된다.
11번가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아마존 모델을 따라가는 쿠팡이 아마존처럼 음악, 동영상 등의 분야를 강화하려면 11번가만 한 파트너가 없다. 쿠팡이 지분 일부를 11번가의 모기업 SK텔레콤에 내주고, 그 대가로 11번가와 합병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은 증권사(유안타증권)도 있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회사가 합치면 온라인 쇼핑 점유율 20~30%에 달하는 ‘거대 사업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구매력과 물류 등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을 멀리 따돌리고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국내에서도 합종연횡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쿠팡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강자들이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쿠팡을 제외한 e커머스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합병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넥슨-위메프 ‘연합전선’
합종연횡 움직임은 시작됐다. 위메프가 게임 회사 넥슨과 손잡았다. 넥슨코리아는 위메프 모기업(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과 위메프 창업주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경제적으로 한배를 탔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확보한 지분이 약 20%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NXC를 앞세워 2015년 1000억원을 위메프에 투자했다. e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김 회장이 허 대표 다음가는 위메프의 전략적 투자자로, 주요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원군을 얻었다. 이 회사는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냈다. 넥슨 투자금 3500억원 중 일부가 위메프에 수혈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위메프는 넥슨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e커머스와 게임이 갈수록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득템’(아이템을 얻다)이란 게임 용어를 쇼핑에 적용해 거래액을 크게 늘린 경험이 있다. 2016년 11월부터 ‘특가 데이’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유통거인’ 롯데 움직이나
합종연횡의 또 다른 ‘진원지’는 롯데다. 롯데는 오랜 기간 ‘유통 1위 기업’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확대로 타격을 받았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다 마찬가지다. 위기가 롯데를 움직이게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대로는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가 꾸준히 거론된다. 2017년 이미 한 차례 협상도 했다. 이 협상은 경영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문제로 중단됐다. 이후 상황은 변했다. 롯데는 그때보다 온라인 사업 강화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SK그룹도 비주력 사업이자 적자를 내는 11번가를 계속 끌고 가는 게 여전히 부담이다.
롯데가 티몬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티몬의 최대주주는 해외 사모펀드(PEF)다.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지분 약 80%를 갖고 있다. 사모펀드 특성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은 시간문제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들 사모펀드는 유한익 티몬 이사회 공동의장에게 전략적 투자와 사업 제휴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도 M&A 의지
쿠팡이 M&A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이 압도적 1위를 하려면 M&A를 통한 빠른 성장을 택할 것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인수 대상은 11번가, 이베이코리아, 홈플러스 등이 거론된다.
11번가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아마존 모델을 따라가는 쿠팡이 아마존처럼 음악, 동영상 등의 분야를 강화하려면 11번가만 한 파트너가 없다. 쿠팡이 지분 일부를 11번가의 모기업 SK텔레콤에 내주고, 그 대가로 11번가와 합병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은 증권사(유안타증권)도 있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회사가 합치면 온라인 쇼핑 점유율 20~30%에 달하는 ‘거대 사업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구매력과 물류 등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을 멀리 따돌리고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