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에 노출되면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접흡연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 높아진다
김병진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는 2012~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10만8354명의 소변 속 코티닌 수치를 분석했더니 간접흡연이 고혈압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실렸다.

코티닌은 담배를 피우거나 연기에 노출된 뒤 소변에서 검출되는 니코틴의 주요 대사물질이다. 흡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간접흡연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그룹, 과거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노출되지 않는 그룹,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없고 직장에서만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그룹, 가정이나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그룹 등으로 나눴다.

그룹별 고혈압 위험을 비교했더니 가정과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은 간접흡연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그룹보다 고혈압 위험이 1.22배 높았다.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만성질환 등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모두 보정해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간접흡연 노출 시간, 노출 빈도, 노출 기간에 따라 고혈압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노출 시간과 기간이 길고 노출 빈도가 높을수록 고혈압의 위험이 커졌다. 간접흡연에 하루 1시간 미만으로 노출돼도 고혈압 위험은 증가했다. 김 교수는 “담배 속에는 수천 가지 이상의 유해 물질이 있는데 이 중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킨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체내 니코틴의 대사물질인 코티닌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니코틴 성분 외의 담배에 함유된 다른 물질이 고혈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하는 결과”라며 “짧은 시간과 적은 양의 간접흡연도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