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복구해도 공격 우려로 유가 불안 계속될 가능성도
"사우디 원유설비 피해 심각…복구 몇 달 걸릴 수도"
무인기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의 설비가 정상적으로 생산량을 회복하기까지 몇주에서 최장 몇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설비를 복구 중인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내부 분위기도 산유량을 이른 시일에 정상화하는 것은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사우디는 14일 오전 4시 아브카이크 탈황 설비와 쿠라이스 유전이 공격을 받은 직후 며칠 내로 생산량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후 복구에 몇주 혹은 몇개월이 걸릴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설비가 훼손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른 시일에 정상화할 수 있는 원유 설비 생산 능력은 피해 규모의 절반도 안 될 것으로 아람코 측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석유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암리타 센은 "아브카이크 설비의 손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며 "공격으로 줄어든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는 몇주 또는 몇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브카이크 설비가 파괴되면서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고,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사우디는 연안 지역에 있는 유휴 유전 설비를 가동하는 한편 비축유까지 공급하는 등 생산량을 정상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우디는 추가로 확보한 원유가 기존 원유와 등급이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고 수입국에 구매를 요청하고 있다.

사우디는 26일 동안 수출할 수 있는 양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다.

사우디가 비축유까지 꺼내며 물량 확보에 나섰으나 16일 국제유가는 개장과 함께 20% 가까이 폭등했다.

아람코 고문을 지낸 필립 코넬은 아브카이크의 설비 중 원유에서 기체 혼합물을 분리하는 안정화 설비가 복구하는 데 가장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특수 부품을 확보하는데 몇주,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 주관으로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18개 안정화 설비 중 5개가 가동 불능 상태에 있고, 사진으로 볼 때 이 같은 설비를 겨냥한 정밀한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에드 모스 글로벌상품연구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사우디가 설비를 복구하는 데 5일이 걸리든 그 이상이 걸리든 이번 공격으로 설비가 공격에 취약하다는 합리적 결론 도출이 가능해졌고, 시장은 그에 따라 원유 가격을 지속해서 잘못 책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